전두환 정권 연상케 하는 서사 구조 영화
12·12 사태 포커싱 경제 재건엔 무관심
전국 학교 단관 온라인 ‘우리 애도 봤다’
“일방 시각 주입 바람직하지 않은 교육”

정치적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 ‘서울의 봄’이 전국 초·중·고등학교 단체 관람으로 번지는 가운데 학부모 항의를 받으며 무산되고 있다. 일방의 정치·역사적 시각을 아이들에게 주입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전두환 정권이 탄생한 12·12 사태를 떠올리게 하며 당시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무리한 쿠데타였는지에 대해 조명한다. 한국사의 큰 흐름 전환에 대한 이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나온다.
“12·12 사태를 정규 지휘 계통을 거스른 군사 반란이라는 점에 포커싱해서 전두환 정권에 대해 부정적이고 일방적인 시각을 갖게 할 수 있다. 콘텐츠 선택권이 없는 어린아이들에게 1980년대 한국사의 큰 흐름 전환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7일 주익종 이승만학당 이사는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대를 대상으로 한 ‘서울의 봄’ 단체 관람 붐에 대해 이같이 우려했다. 어른들에 의한 일방적인 역사 인식을 주입할 뿐 교육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부터 경북, 전라 등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영화 ‘서울의 봄’ 단체 관람 붐이 불고 있다. 경북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이 영화의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학부모 반대로 취소됐다.
다수 서울 소재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서울의 봄’ 단체 관람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4일 A 초등학교에서도 6학년 책가방 없는 날을 기념해 이 영화의 단관을 진행하려 했다.
이 학교 가정통신문에는 ‘근현대사 영화 관람을 통해 역사적 사실의 심도 있는 이해 및 역사적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영화 서울의 봄 관람을 계획했다“면서 ”학교에서는 본교 교사들이 사전 답사 및 사전 관람을 하고 영화 관람으로 인한 교육적 목적 이외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과 사후지도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행사 의도를 밝혔다.

심지어 학생은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가정통신문에 따르면 관람료는 ‘학교회계에서 지출’이라 기재돼 있는 것으로 보아 학교 자체적으로 기획한 행사로 보인다. 관련 교육과정으로 사회와 국어 과목에 특정 교육 과정을 첨부해 단체관람이 ‘교육적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항의했고 결국 학교는 계획했던 단체관람을 취소했다. A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서울 B 여중, C 고등학교도 단체관람을 계획했다가 학부모 항의로 무산됐다. 온라인상에서도 ‘다른 중학교도 서울의 봄 단체 관람하냐’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고 ‘저희도 어제 단체관람하고 왔다’는 내용의 다수 댓글이 달렸다.
특정 정치적 시각에 지배된 영화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의 공 무시"

이 영화의 단체 관람이 학부모 사이에 저항을 받는 것은 콘텐츠 내용의 편향 때문이다. 특정 정치적 시각에 지배된 영화라는 것이다. 실제 이 영화는 더불어민주당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기투합장’으로 역할하고 있다. 장경태, 이해식, 강선우, 문진석 의원 등이 지지자들과 단체 관람을 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분노가 불의한 현실을 바꿀 힘 되길 바란다”면서 영화를 본 후 페이스북에 감상을 남겼다.
주 이사는 “전두환 정부 집권 당시 작은 정부로서 경제 재건 성공이나 분배가 대폭 개선된 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혹자는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으로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1986년 3저 이전부터 이미 긴축적인 경제 안정화 정책을 펼쳤고 한국경제 내실이 강화됐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전두환 정권 시기인 1980~87년 당시 재정지출이 크게 줄었고 시장경제가 강화됐다. 만성적인 재정적자는 0에 수렴한다.
주 이사는 “단기적으로 임금인상이 억제됐지만 몇 년 견디고 나니 80년대 후반부터 경제가 좋아진 것에 대해 그 누구도 부정 못 할 것이다. 심지어 분배는 대폭 개선됐고 이후 30% 임금이 인상되기도 했다”면서 “90년대 초반부터 중산층 이상 국민이 차를 몰고 다니게 됐는데, 이게 다 80년대 전반부터 한국 경제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전두환 정권의 업적을 꼽는다면 중산층을 성장시킨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