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한국전력기술과 SMR 투자 확대

대우건설이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기술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SMR은 출력 규모 300MWe 이하인 원자로를 가리킨다. 모듈화된 설계 및 제작으로 설계가 단순화되고 표준화가 쉬워 화석연료 감축 대안으로 떠오른다.
3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우건설이 SMR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이 SMART100(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100) 모델을 통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 취득 당시 KEPCO 컨소시엄(한국전력 주관)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SMART는 전기 출력 100MWe로 대형원전의 10분의 1 수준의 경수형 원전으로 호기당 건설비 투입 규모가 작으며 안전성이 대폭 향상된 장점이 있다. 한국은 1997년부터 소형원전 개발에 착수했다.
대우건설은 표준설계인가 획득 이후 SMART POWER사 설립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향후 국내외 SMR 원전 시공에서 해당 모델을 통한 사업 진출 시 우선 공급권을 확보했다.
앞서 SMART100을 놓고 지난 2015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한-사우디 SMART 공동 파트너십 추진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SMART 건설을 위한 상세설계 작업 및 표준설계 변경인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체코, 인도네시아,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과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SMART100을 통한 SMR 분야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MR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한국은 한 단계 더 진화한 혁신형 SMR(i-SMR)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대우건설은 한수원을 주관으로 하는 SMART Team Korea 협의체를 통해 i-SMR 기술개발 사업 참여 및 투자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i-SMR은 발전 용량 170MWe 규모의 모듈형 원자로로 4개의 모듈 배치를 통해 출력 증감의 유연성을 증대했다. 30일 이상 수냉 및 공기냉각이 가능해 냉각능력을 최대화하고 원자로 건물 공간을 최적화했다. 또한 사고 시 운전원 개입을 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부지를 최소화했다. 사고 발생 시 주민 대피가 불필요할 정도로 안전성 역시 대폭 강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표준화에 성공한 한국형 SMR에 참여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차세대 에너지원인 SMR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계획”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SMR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설계에서 해체까지 토털 솔루션 보유
신한울 3·4호기 신규 원전 건설 수주
대우건설은 수출용 신형연구로 및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등 원자력 토털 솔루션을 보유했다. 1991년 7월 국내 유일의 중수로형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 3·4호기 주 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30여 개의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상용 원전과 연구용 원자로의 주설비 공사뿐만 아니라 중입자/양성자 가속기, 핵연료 제2공장,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1단계 공사를 수행했다. 특히 2017년 국내 최초로 수출 1호 사업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해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원자력 EPC(설계, 조달, 건설, 일괄) 사업을 완료했다.

뿐만 아니라 작년 4월 3632억원 규모의 수출용 신형연구로 건설공사를 수주하며 소형 원자로인 연구용원자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2년부터 국내 건설사 최초로 가동 원전 설계기술(Q등급) 자격을 획득하고 이후 가동 원전 일반종합설계, KEPIC 기계 및 구조 분야 원자력 설계 인증을 획득하면서 가동 중 원전과 신규 원전 건설 및 월성1호기 해체에 대한 설계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한빛 3·4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아울러 대우건설은 체코·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의 ‘팀코리아’에 건설 분야 담당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퐁트누프 지역에 PWR(가압형 경수로) 2~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팀코리아’는 작년 10월 폴란드 민간 발전사 제팍·국영 폴란드전력공사(PGE)와 LOI를 맺은 상태다.
최근 대우건설은 신한울 3·4호기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상북도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3·4호기 건설공사는 2024년에 착공을 목표로 재개되어 8월 입찰공고가 나왔으며, 12월 주 설비공사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체코·폴란드 원전 입찰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여하고 있는 만큼 대우건설의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은 수준”이라며 “신한울 3·4호기도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져 수주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건설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도 MOU를 체결해 SMR, 해외 연구용원자로 등 원전 전문 분야로의 사업 기회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MOU를 통해 원자력 선진기술 연구개발에 함께 협력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신사업 발굴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