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틀째 현장 감식 통해 사건 경위 정밀 조사 중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 5명이 함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검 결과 50대 가장이 아내와 아들 3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7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영암경찰서는 일가족 5명 중 가장으로 알려진 A(59)씨의 부검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A씨는 약독물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A씨의 아내 B(56)씨와 중증 장애를 가진 20대 아들 3명은 흉기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의 배경과 A씨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발견된 흉기에는 외부인의 개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A씨가 가족 4명을 살해한 뒤 자살했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3시 54분에 발생했다. A씨와 B씨, 20대 아들 3명 등 일가족 5명이 농약이 묻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이 A씨 부부의 집 창문에서 핏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 사건이 드러난 계기가 됐다.
A씨는 이전에 다른 마을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로 확인됐다. 최근 경찰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20대 아들 3명 중 C(29)씨와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들들은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아내 B씨의 장애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극단적 선택 가능성과 외부인의 개입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사건 발생 직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역 주민들은 숨진 일가족을 두고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집에 살면서, 주로 논밭 농사를 지으며 닭·오리를 키우는 평범한 시골 마을 주민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지역 주민 F씨(80대)는 해당 사건의 가장 A씨를 두고 "마을 앞길 청소도 혼자 다하고, 눈이 오면 길을 치우는 것도 그 친구였다"며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이웃에게 가정사를 잘 이야기하지는 않았는데 중증 장애가 있는 20대 아들 3명을 키우면서도 힘들다는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고 했다.
F씨는 "(당연히) 자기 애들인데 예뻐했다"며 "애들 먹이라고 음식을 사다 주는 등 그 정도면 (애들에게) 잘했다고 봐야 한다"고 회상했다. 이웃 마을 G씨도 "마을 주민들을 많이 돕고 살았던 착한 사람이었다"며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는데 주변에서도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