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칭찬이라는 달콤함의 위험성
지적과 함께 균형적 성장해야

데이트폭력을 행하는 사람은 칭찬과 지적의 불균형 속에서 삶을 산 것으로 추정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데이트폭력을 행하는 사람은 칭찬과 지적의 불균형 속에서 삶을 산 것으로 추정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은 거대한 자연의 질서에서 벗어나 살 수 없다. 자연 속에서 생로병사가 일어나고,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각종 사건이 일어난다. 자연이든 인간이든 균형이 깨지면 문제가 생긴다. 자연계에서도 대기의 균형이 일시적으로 깨지면 태풍이 발생한다. 지진도 지각의 에너지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신체의 균형이 깨졌을 때 질병이 발생한다. 정신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판단력을 상실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데이트 폭력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다만 필자는 관상(觀相)과 자연의 섭리를 분석하는 시각으로 접근해 보겠다. '관상을 본다'는 진정한 의미는 얼굴에 한정되지 않는다. 정신과 마음까지도 꿰뚫어보는 안목(眼目)에서 출발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고통의 역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사회에 적응을 잘 못하고 회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회생활 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내심도 없다. 상사에게 작은 꾸지람이라도 들으면 큰 충격을 받는다. 갑자기 죽고 싶거나 죽이고 싶은 심정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다. /픽사베이
최근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다. /픽사베이

최근 데이트 폭력이 자주 일어난다. 사귀던 애인이 헤어지자고 하면 분노하고 폭행을 가하는 이유가 뭘까? 자기가 거부당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자신은 항상 잘난 사람,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과 누구보다도 우수한 DNA를 지니고 태어났다는 착각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무엇이든 '우리 아들 대단해'라는 칭찬을 받고 자랐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여친으로부터 외면당하면 순간적으로 견딜 수 없는 충격을 받는다. 그와 동시에 처음으로 자신이 틀렸다는 공포감도 느끼게 된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 자기 자식에게 칭찬만 해달라고 선생님에게 강요하는 부모가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 자녀는 달콤한 설탕 속에 갇힌 인형처럼 된다. 꿀맛 같은 칭찬만 받고 자라면 사람이 말랑말랑해진다. 말랑한 것은 적응력과 내구성이 떨어진다. 

인간이 칭찬이라는 달콤함 속에 취해 살면 사소한 지적에도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런 충격은 달콤함에 취해 산 사람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자신이 별것 아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두려움이다. 결국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칫 범죄도 저지를 수 있다. 

이런 자들은 '나는 훌륭한 사람인데', '감히 나를 거부하다니', '나를 거부한 너는 대가를 치러야 돼'라며 엇나간 분노를 표출한다. '인간은 잘하는 게 있으면 못하는 것도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부모로부터 학습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 인내하는 것을 배운 적도 없다. 무슨 짓을 해도 꾸지람은 없고 칭찬만 받고 자란 자들의 특징이다. 

자기 분수를 알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던 사람들이 위험한 이유다. 당연히 기형적인 판단을 내리게 된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균형이 깨진다. 본인 말에 응하지 않거나 의견에 반대하면 누구에게나 분노를 느낀다. 나중에는 부모에게도 폭력을 일삼게 된다. 

사고의 균형이 깨진 사람은 본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쉽게 분노를 느낀다. /픽사베이
사고의 균형이 깨진 사람은 본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쉽게 분노를 느낀다. /픽사베이

지나친 칭찬, 지나친 우월감은 사고의 균형을 깨뜨린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음(陰)이 있으면 양(陽)이 있다. 높음이 있으면 낮음이 있고, 강(强)이 있으면 약(弱)이 있다. 한 인간도 마찬가지다. 칭찬을 들을 때도 있어야 하고, 지적이나 꾸지람을 들을 때도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상처를 받기도 하는 법이다. 그래야 정신과 마음 모두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그 균형이 깨지면 사람은 한쪽으로 쓰러진다. 편중된 자는 다시 일어나기도 힘들다. 고위직에 오를수록, 큰돈을 벌고 싶을수록 평상심이 중요한 이유다. 

정신적으로 편중되면 데이트 폭력을 쉽게 저지를 수 있다.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상대를 편애하거나 이유 없이 미워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들의 가정사를 보면 대부분 지나친 채찍만 받았거나 혹은 지나친 칭찬만 받았던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결국 쉽게 폭력을 일삼는다. 

칭찬과 지적을 동시에 받으며 균형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합리적인 시각을 갖춘다. 합리적인 정신과 마음을 지닌 사람은 절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균형 잡힌 사람은 브레이크가 잘 듣는 자동차와 같다. 고속으로 질주하는 인생일수록 브레이크 기능이 확실해야 한다. 그래야 어느 순간 벽을 들이받고 인생이 끝장나는 불상사가 생기기 않는 법이다. 잘 나갈 때도 있지만 멈추고 쉬는 시기도 있다는 이치를 안다면 여유를 가지고 새출발을 기다릴 줄 안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를 불문하고 자연의 이치를 무시하면 폭력이 만연하고 대립이 연속된다. 건강한 사회는 개개인의 정신과 마음이 균형을 갖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은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분노를 절제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당근과 채찍을 고루 받았던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다수가 돼야 데이트 폭력이 사라질 것이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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