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 분석
남성 31~47세, 여성 25~84세 ‘흑자’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상담받는 시민 /연합뉴스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상담받는 시민 /연합뉴스

전업주부의 육아와 집안일 등 무급 가사노동을 시장가치로 평가했을 때 여성은 평생 남성보다 약 91조6000억원치를 더 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자료를 조사한 결과, 2019년 기준 남성은 가사노동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 91조6000억원 적자, 여성은 가사노동 생산이 많아 91조6000억원 흑자를 냈다.

나이대별로 보면 남녀 모두 38세에 가장 많은 가사노동을 했다. 다만 같은 시기 여성은 1848만원, 남성은 259만원으로 여성의 가사노동 생산이 약 7배 많았다.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2019년 성별 1인당 생애주기적자 그래프. /통계청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2019년 성별 1인당 생애주기적자 그래프. /통계청

또한 남성은 31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47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된다. 반면 여성은 25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가정관리, 자녀 양육을 중심으로 가사노동을 대량으로 생산하다가 84세가 돼서야 적자로 진입한다. 2021년 기준 여성 평균 기대수명이 86.6세인 것을 고려하면, 평생 가사노동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산된 가사노동 전체의 가치를 살펴봐도 여성의 비중이 컸다. 2019년 무급 가사노동 전체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9190억원이었고, 여성은 대다수인 356조410억원(72.5%)을 생산하고 있었다. 남성 134조8770억원(27.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통계청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해 가사노동의 연령별 분포를 세부적으로 파악함에 따라 ‘정부의 재정지출’, ‘육아 지원정책’ 등 저출산·고령화 대비 정책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생 가사노동을 해도 법적으로 일한 시간으로 대접을 받지 못해온 것이 한국인 여성"이라며 "미국처럼 자녀 또는 손자에 대한 육아기간을 실제 근로기간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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