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에 현물 1온스 1622달러 찍어
인플레 둔화·위험선호 재개 시 단기 조정
긴축 중단·경기 불확실성에 우상향 전망

금 현물 가격이 지난달 초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하고 있다. 1트로이온스(31.1g)당 2000달러를 훌쩍 넘기며 2020년 8월(2063.54달러)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금값은 지금은 그보다 꺾인 196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금값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향후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중단 혹은 인하 시그널이 있을 때 금값은 더 뛸 것이라는 것. 추후 경기 불확실성도 금값 상승의 추동 요인이다. 즉 지금은 두 달여 전 기록에 대한 단기 조정 상태인 셈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가격은 1트로이온스당 1962.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5.13달러(0.26%) 상승했다. 지난 4월 초 진입해 5월 중순까지 유지했던 2000달러대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값은 작년 9월 26일 1622.36달러까지 하락해 11월부터 상승세를 재개해 고점에 도달했다. (역대 최고점 2020년 8월 6일 2063.54달러)

한국 금 시세도 같은 양상을 보인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한 돈(3.75g)은 지난 5월 5일 37만1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3일 현재 기준 3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금값 상승 요인이 남아 있다고 본다. 연준의 금리정책 피벗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투자 수요 증가 등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주식분석부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 중단을 확실시하거나 금리인하 시그널을 시장에 보낼 경우 금 가격은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는 과거 연준의 금리 동결 시기와 금값 추이를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5월과 2006년 6월, 2018년 12월 등 과거 세 차례 금리 인상이 중단됐던 시기를 보면 이때 이후 금 가격은 상승했다. 2019년 8월 금리인하로 돌아선 이후 금 가격은 1년간 46% 상승해 2020년 8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연준의 피벗은 금 가치를 좌우한다.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의 최신 조사에서는 올해 금 가격을 좌우할 핵심 3대 변수로 ① 美 달러화 및 연준 통화정책 향방(43%) ② 인플레이션(14%) ③ 지정학적 리스크(11%)로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여전히 높은 근원물가로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고물가 시대에 장기적인 가치 저장 수단의 기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또한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경기침체) 국면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정치와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공포 심리로 인한 견조한 매수 모멘텀이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2007년 12월~2009년 6월) 당시 금 가격은 17% 상승했다. 반면 구리(-27%), 알루미늄(-34%) 등은 하락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러시아(24.9%), 튀르키예(34.1%) 등 정세가 불안한 신흥국은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중국(3.9%)도 미·중 갈등과 탈달러화 추진 등으로 꾸준히 금을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IB는 내년까지 금값이 1트로이온스당 최대 2100달러도 넘길 것으로 봤다. LBMA는 연말까지 2022년 평균 가격과 비교해 약 3.3%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관별 내년 금값 전망치를 보면 블룸버그는 200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61달러, 씨티(Citi)는 2025달러 JP모건(JPM)은 2126달러다. GS는 “단기적으로는 온스당 2000달러 내외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본다. 2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경기침체 시나리오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경우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