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목표와 거꾸로 수출 24.2% ↓
中 리오프닝에도 화장품 수출 급감
방역제품 감소 효과도 예상보다 커

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립스틱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립스틱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화장품·의약품·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제품 수출 감소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정부의 수출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은 중국의 리오프닝에도 수출이 급감해 코로나 엔데믹(Endemic) 효과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여성경제신문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올해 1분기 보건산업 수출 실적'과 윤석열 정부의 수출 확대 전략을 비교한 결과 정부 목표치와 현실적 수치 간의 괴리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산업진흥원이 집계한 1분기 수출액은 52억7000만 달러(6조970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69억5000만 달러)보다 24.2% 감소해 정부가 설정한 수출 증가 목표율(의약품·의료기기 7.1%, 화장품 23.1%)과 정반대로 가는 현상을 보였다.

보건산업 수출액을 분야별로 분류하면 화장품은 18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 늘었지만, 의약품(19억 달러)과 의료기기(14억8000만 달러)는 각각 15.2%, 48.3% 감소했다. 코로나19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백신 등 관련 제품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 2월 21일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된 부처별 수출 목표 /산업통상자원부
지난 2월 21일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된 부처별 수출 목표 /산업통상자원부

먼저 수출이 늘어난 화장품은 기초 화장품(14억3000만 달러)과 색조 화장품(2억4000만 달러)이 각각 2.8%, 14.6% 증가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기초와 색조의 수출이 각각 18.6%, 28.6% 감소해 리오프닝 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바이오 의약품(10억 달러)은 6.5% 증가한 반면, 백신(1억 달러)은 77.4% 급감했다. 특히 호주와 대만에서 수출이 대폭 줄었다. 북미로 수출되던 백신 진단키트(3억3000만 달러) 등은 80.8% 급감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의료기기 수출을 지난해(164억 달러)보다 11억 달러(7.1%) 많은 175억 달러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아울러 화장품 수출 목표 역시 1분기 증가분보다 훨씬 높은 23.1%로 잡았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해외시장 개척, 의약품 생산 확대 등에 따른 수출 증가를 기대했으나 방역물품 수요 축소에 따른 의약품·의료기기 수출 감소가 예상보다 컸다. 또 한류와 연계한 K-뷰티 확산으로 수출 확대를 전망했으나 중국으로의 수출이 급감하며 엔데믹 효과를 상쇄시켰다.

한동우 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각국의 방역조치 완화 등이 국내 보건산업 수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영향력에서 벗어나 새로운 보건산업 수출 돌파구 마련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상황이 이런데도 기획재정부는 막연한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기댄 수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중국 정부의 무역 제재가 미칠 부정적 영향과 관련해 "중국 측 조치가 우리 기업에 일차적 피해는 없고, 그것은 상식"이라며 "올해 8~9월 즈음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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