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주제로 제5차 수출전략회의 주재
기술혁신 통한 생산성 증대 중요성 강조
전국을 12대 국가 전략기술 기지화 방침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윤석열 정부의 구체적 전략이 갖춰졌다. 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 등 신(新)산업을 대표하는 12대 국가전략기술 클러스터를 특정 지역에 몰아 넣는 방식이 아닌 전국에 고르게 분포시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주재한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는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라는 부재가 붙었다. 윤 대통령은 "재정을 쓸때 잘 골라서 선도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민간의 관심과 투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첨단산업은 바로 직결되고 있다. 공정한 보상체계를 잘 법제화하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 마켓(시장)에 활력을 주는 정책적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방문했던 보스턴 클러스터를 언급하며 "메사추세츠공대(MIT)라는 기반만으로 된 것이 아니고, 공정한 시장 질서와 보상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공학·의학·법률·금융 분야 최고 인재들이 모이도록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소, 대학, 투자기관을 공간적으로 집합 배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하면서 기술 개발과 가치 창출을 이뤄내고 있다"고 했다.
보스턴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매사추세츠공대(MIT)·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과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바이오 분야 대표 클러스터다. 윤 대통령은 이를 벤치 마킹해 한국형 보스턴 클러스터를 국내에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을 방문한 것도 언급했다. 그는 "보스턴 클러스터가 구체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라면, 다르파는 국가가 어떤 기술에 선도적 투자를 할지를 결정하는 곳"이라고 했다.
즉 "실리콘밸리든 MIT든 보스턴이든 정부가 선도적으로 돈을 대고 어느 단계를 지나면 민간 투자가 모이는 걸 알 수 있다"는 결론이다. 윤 대통령은 "결국 우리 정부가 예산의 5% 정도를 연구개발(R&D) 예산으로 갖고 있는데, 이런 데에 돈을 잘 쓰느냐 하는 게 유능한 정부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경제가 저생산 국면에 접어든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경제위기는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생산성 향상은 과학기술밖에 없다"며 "우리가 갈 길이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회의에서 바이오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하는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충청북도 오송시엔 K-바이오 스퀘어, 대구시에는 K-메디밸리, 인천 송도엔 바이오의약품 생산 글로벌 허브, 대전광역시 유성구에는 대덕 첨단 R&D 융복합 특구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광주역 인근엔 호남권 최대 창업밸리 조성하고 성남 판교 테크노벨리, 홍릉 메디클러스터, 부산역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