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급 줄면 시황 회복 앞당겨질 듯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을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이 업계에 희소식으로 작용하면서 경쟁사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용 전기제품 수요 급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위기의 끝자락이 보이는 듯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7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면서 감산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지난 3거래일 SK하이닉스 주가는 8만9100원에서 이날 9만1900원까지 3.14% 상승 마감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웨스턴 디지털 등도 삼성전자의 감산 소식에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마이크론은 8.04% 급등했고 엔비디아와 AMD 주가는 각각 2%, 3.26% 올랐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도 6만2500원에서 이날 6만5900원까지 5%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의 감산은 1998년 25% 감산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감산 규모가 인위적 감산과 기술적 감산을 합쳐 10~15%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고 부담으로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경우 자칫 마이크론·SK하이닉스와 함께해 온 '3강 구도'가 무너질 우려가 큰 시점이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재고는 지난해 말 30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77%가량 급증한 규모다. 같은 이유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뒤늦게 동참한 것이다.
이제 관건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여부다. 삼성전자의 공급이 줄면 시황 회복 타이밍이 앞당겨진다. 증권사들은 3분기 이후 랠리가 본격화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또 이러한 분위기에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는 희소식도 나온다. 실제로 감산 계획이 발표된 7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848억 원어치 사들였다. 이날도 외국인은 297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인위적 감산 발표는 고객사의 재입고(Restocking) 수요를 진작시키며, 업황 턴어라운드를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도 기존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있어 메모리 업체들의 공조가 얼만큼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