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경 '금융포럼' 개최
시장 포화한 국내 금융산업
생존법은 금융 신흥국 개척
미래에셋 현지화로 해외진출
"주입보단 현지 이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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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 금융계는 4대 지주를 포함해 제2금융권까지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금융업계엔 '이자 장사'로 낸 실적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국내 시장에만 안주한 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린 금리로 노력 없이 낸 불로소득이란 지적이다.
이 같은 '이자 장사' 꼬리표로부터 벗어날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진출을 꼽는다. 이와 함께 현저하게 낮은 해외사업 비율을 높여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여성경제신문이 송석준·윤창현·최승재·이용우 의원과 공동으로 '빅블러 시대 K-금융 생존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금융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제2세션 'K-금융산업의 현주소와 해외 진출 성과'의 좌장을 맡은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처럼 주기적인 금융 쇼크가 찾아오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금융사가 해외 진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조언했다.

정유신 좌장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처럼 주기적인 금융 쇼크가 찾아오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금융사가 유독 동남아시아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가장 성장성이 높으면서도 구조화가 진행됐지만 모바일 뱅킹이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이미 신용카드·보험·계좌 등 시장 포화 상태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0년 3분기부터 이미 100%를 웃돌았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가계·기업·정부가 한 해 번 돈을 전부 끌어모아도 그 부채를 다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국내 시장에만 안주한다면 더 이상 금융시장의 실적을 올리기 어렵다. 또한 공공성 이슈가 강해 순이자 마진을 올리기 어려우며 수수료 수익 기반도 취약하다. 이런 이유로 미래에셋그룹은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금융사가 됐다.
'K-금융산업의 현주소와 해외 진출 성과'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계경태 글로벌경영관리본부장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진출 20년째를 맞아 현재 16개 지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순위 13위를 기록했으며, 37개의 해외법인 사무소에 1만2000명에 달하는 국내외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한국의 우수한 인력과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과거 홍콩 등 국제 금융 도시를 중심으로 진출했던 것과 다르게 이제는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신흥국이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간접투자상품 접근성을 확대해 다양성이 증대됐으며 신흥국의 젊은 인구 유입으로 성장할 기회를 선점했다.
미래에셋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2003년부터다. 그중 글로벌 ETF 비즈니스를 통해 7000억원의 수익을 낸 미국 법인 창출은 미래에셋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또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와 베트남 진출에 큰 성과를 보였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2개 중 인도법인이 9위를 차지했으며 총 관리자산(Asset Under Management, AUM)은 140억 달러(한화로 18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인도 시장에 진출했던 2008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5833배 늘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의 IT 경쟁력을 통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그 점유율은 4위로 직전년도 7위에서 3단계 상승한 셈이다. 인도와 베트남 시장의 성공 요인으로 지역 특성을 파악해 차별화된 상품 공급이 꼽혔다.
계 본부장은 "미래에셋은 IT 산업에 초점을 맞춰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있다"며 "금융투자 산업에 있어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 실장은 서비스 산업인 금융은 현지 고객의 취향을 잘 알아야 하기에 해외진출은 현지화가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지분은 국제화됐지만 주주의 이해를 대변할 사외이사엔 외국인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은 인프라 산업이기에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며 "주주로부터 성과 압박을 받는 국내 금융회사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확고한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융포럼은 국회 정무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 등 전 금융 유관 기관 및 단체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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