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가족 대부분은 여성 중년층
타 연령·성별대 대비 스트레스↑
환자 특성별 맞춤 돌봄 숙지해야

치매 환자 전문 요양시설에 입소한 한 치매 어르신. /김현우 기자
치매 환자 전문 요양시설에 입소한 한 치매 어르신. /김현우 기자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 구성원의 성별과 나이를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여성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 장애를 동반하는 치매 환자를 간병하는 경우 환자별 특성에 맞는 간병 방법을 숙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경우 가족 보호자도 우울증 등 정신 장애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한양대 임상간호대학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22년 8월 1일~9월 8일 서울과 경기권 등 수도권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노인을 집에서 돌보는 가족 주 부양자 1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가족 보호자 82.4%가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은 50대 이상(36.8%), 40대(33.6%), 30대 이하(29.6%) 순으로 많았다. 평균 연령은 47.4세였다. 치매 노인과의 관계는 딸(42.4%), 며느리(16.8%), 아들(15.2%), 기타(13.6%), 배우자(12.0%) 등 순이었다. 돌봄 제공자의 76.0%는 기혼자로 미혼(24.0%)보다 많았다. 이들 학력은 대졸 이상(76.0%), 고등학교 졸업(16.0%), 중졸 이하(8.0%) 순이었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데 쓴 시간은 하루 평균 9.3시간이었다.

같은 치매라도 환자별 특성 달라···보호자, 간병법 정확히 알아야

대한신경과의사회 연구 자료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환자 개인별 행동 증상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환자 자신을 돌보는 딸에게 '네가 내 돈 훔쳐 갔다', '나를 환자 취급하지 말라', '왜 밥 먹기 싫은데 먹이려고 하냐'는 등 모두 다른 행동 증상을 보인다. 

간병하는 보호자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정확한 대응법을 모를 경우 보호자도 정신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보호자가 중년층 여성일 경우 환자를 돌보면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다른 성별·연령층보다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한신경과의사회 등 치매 전문 협회에선 전문 의료 기관을 통한 치매 환자 가족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범 대한신경과의사회 공보부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치매 환자별 특성에 맞는 보호 방법을 전문 의료인을 통해 숙지해야 한다"면서 "환자별로 행동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 대응법으로 환자를 보호한다면 치매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기 진료를 받듯이 동네 병원을 찾아 환자 특성을 진단받고 각 환자에게 맞는 보호 방법을 의료인을 통해 숙지할 수 있게 된다면, 환자의 병 진행도를 늦춰 중증 및 최중증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담 수가 도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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