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과 혁신' 모임→'민주당의 길'로 확대
尹정부 실정 속에서도 낮은 민주당 지지율
'李사법리스크' 속 열려···향후 역할에 주목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모여 '민주당의 길'을 모색했다.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부모임 '민주당의 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전한다.
민주당의 길은 31일 국회에서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첫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의원은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20여명이다. 이들은 비명계 모임이 아니라 '비전 모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간 이 대표에게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던 의원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하자 '민주당의 길'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의 길'이 민주당 세력 확장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문재인 대통령 이후 거물급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계파 정치가 희미해지면서 공부모임 자체가 새로운 계파 형성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의 길' 역시 향후 민주당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반성과 비전 모색이라는 대명제를 내세웠지만, 정치적 지향이 유사한 의원들이 주기적으로 모이는 만큼 결속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특히 이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여러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비공개 토론 자리에서도 민주당의 현 상황에 대해 "2018년도에 비해 비호감도가 2배 늘었다"며 "민심 변화 원인 중 하나는 최근 검찰 수사 때문"이라는 쓴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또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일부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낮은 이유로 '국민의 신뢰 부족'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의 상황은 많이 위험하고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고, 무엇을 극복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지 토론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미 민주당의 공부 모임 성격의 사의재, 민주주의 4.0 연구원, 더좋은미래가 있어서다. 민주당 공부모임인 '더좋은미래'는 20대 국회에서 우상호·우원식 의원 등 원내대표를 배출하며 존재감을 키운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국회의원은 각자의 정치적 지향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것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세력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자리에는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던 이 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 비명·친명계 의원들의 갈등을 막기 위해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축사를 통해 "민주적 정당이라면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진지한 토론, 의견 수렴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더 부합하고 국익에 부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당내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비명계에 손을 내민다는 해석이 있다'고 하자 "비명계가 아니더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의 길은 전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