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율 50% 이하라는 정보 새나가
엔비디아·퀄컴 등 주요 고객까지 빼앗겨

반도체 경쟁력만으로 가전 부문을 포함한 삼성전자보다 덩치를 키워온 대만의 TSMC가 빠른 속도로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도 한파가 닥쳤지만, 기술력에 바탕한 수주 경쟁력으로 이겨내는 모양새다.
여성경제신문이 27일 기준 글로벌 반도체 업체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TSMC(519조1500억원), 엔비디아(600조5204억원), 삼성전자(435조3000억원)로 지난 2018년 1위를 자랑했던 삼성전자는 3위로 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capital IQ에 따르면 글로벌 100위권 내에 포함된 한국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세 곳에 불과했다. 한국 기업 수는 미국(28개사), 대만(10개사), 일본(7개사)에 크게 뒤처졌다.
가전과 반도체 부문을 합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업계 1위인 엔비디아와 1.3배 이상 차이가 났다. TSMC와도 84조원의 격차를 보였다. 반도체 설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333조9956억원)마저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의 침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시장에서 전자기기 소비가 급감하며 필수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전직하한 결과다. 물론 파운드리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률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메모리반도체에 한파가 더 먼저 불어닥친 결과 삼성전자의 시장 경쟁력도 TSMC보다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TSMC ADR(예탁증서) 주가는 26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93.45달러로 3개월 전인 2022년 10월 26일(61.04달러) 대비 55%나 상승했다. 반면 국내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6만원 중반대를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8.7%(5만9400원→6만46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퀄컴 등 경기침체 버팀목 확보한 TSMC
최악의 업황···갈 곳 잃은 삼성과의 차이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성공하는 등 초미세공정에선 TSMC와 대등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반도체 수율 탓에 수주 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수율이란 한 장의 웨이퍼에 설계된 칩의 최대 개수 대비 정상 제품의 비율을 뜻한다. 생산성, 수익성 및 업체의 성과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사내 비밀로 다뤄진다.
다만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안팎에선 파운드리 수주물량보다 생산되는 물량이 적다는 얘기가 새어 나왔다. 수율이 50% 이하에 불과하다는 기밀이 노출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TSMC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의 수율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TSMC의 경우 2022년 3분기 7나노 이하 공정의 매출 비중이 54%로 전체 절반을 넘고 있다. 특히 현재 가장 최첨단 공정이라 할 수 있는 5나노 제품의 매출 비중이 28%로 모든 공정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미세공정에서의 탄탄한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확보한 고객(엔비디아와 AMD, 퀄컴)은 경기침체 한파를 넘어설 버팀목이 되고 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가 맞이한 상황을 최악의 업황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특히 메모리반도체 부문이 특별상여금 지급과 낸드플래시 실적 부진으로 올해 1분기 1조700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분기까지 실적 둔화가 이어져 올 한 해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56% 감소한 19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 대만에 1위 뺏긴 삼성전자···메모리 반도체 역성장의 직격탄
- 삼성전자, 재고 급증 쉬쉬하다 반도체 생산계획 재검토 뒷북
- [분석] 韓 반도체 위기 원인?···中 눈치보기, 소극적 칩4동맹 때문
- 삼성전자, 최대 실적 발표··· 파운드리 수율 문제 '불안요소'
-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익 96% 급감···'적자는 면했다'
- S23 '괴물' 카메라 적용···친환경 소재 사용해 '환경도 지켰다'
- 반도체 쇼크에 삼성·SK 감산···中에 볼모 잡힌 생산공장 중단 위기
- 주호영 "반도체 세액률 고작 8%···기업에 모래주머니"
- 갈길 먼 반도체 세액공제···재계 "글로벌 경쟁 도태 우려"
- 美 통상장관 서울에 뜨자 尹·조태용·안덕근 줄이어 접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