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손보사 2%대 보험료 인하 동참
정비공임비 9.9% 인상 포함 안 돼

삼성화재 애니카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한 한 개인용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화재 애니카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한 한 개인용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2% 넘게 내리고 있지만 무리한 인하 정책에 따른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이번주 중으로 자동차보험료 조정 결과를 회사별로 내놓는다. 이날 롯데손해보험은 "내년 1월 1일부터 개인용 및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평균 2.9% 인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KB손해보험이 전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0% 인하 방침을 발표했고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도 2%대 보험료 인하 릴레이에 동참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내년 2월 25일 책임이 개시되는 계약부터, 현대해상은 내년 2월 26일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한다. 메리츠화재도 내년 2월 27일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보험료를 2.5% 인하할 계획이다.

지난 1~11월 빅4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평균 누적 손해율은 79.6%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개인용 자동차 보험 적정손해율은 77%가량으로 추산된다. 80%대가 넘던 손해율이 79%대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차량 이동 감소 효과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차량 통행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면 손해율이 다시 치솟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비업계에서 정비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겨울철 계절적 요인 등에 의해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2%대 추가 인하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요금 인하 압박은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4 손해보험사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나오면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역시 이번 주 내 2%대 보험료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1.2~1.4%의 할인율을 적용한 것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부담을 늘리는 셈이다.

또 이처럼 손보업계가 국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같은 요금 인하를 단행하고 있지만, 정비업계가 정비요금 9.9% 인상을 주장하면서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자동차보험이 손해율 증가로 다시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검토 작업에 자동차 공임비 인상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정비공임비를 9.9% 인상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소 2%에서 최대 3%까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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