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통공사, 필요한 경우 무정차 통과 시행
박경석 "예산 미반영 시 48번째 시위 다시 진행"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3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예고했던 시위역 무정차 운행을 진행하지 않았다.
전장연은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47번째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전전을 시작했다. 시위는 오전 8시 25분쯤 삼각지역에서 출발해 서울역과 사당역을 거쳐 다시 9시 10분쯤 삼각지역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47차례 진행해왔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예산을 통과시켜 출근길에 지하철을 더 타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는 1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오늘과 마찬가지로 선전전을 진행하겠다”며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내년 1월 2일에 48번째 출근길 지하철 타기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와 경찰과의 회의에서 ‘(전장연의 선전전으로) 심각한 열차 지연 시 해당 열차를 무정차 운행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선전전이 벌어진 삼각지역에선 열차가 정상 운행됐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열차 운행 상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심각한 지연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각지역 역장은 선전전 현장에서 “고의적인 열차 운행 방해 행위에 대해 무정차 통과를 시행할 수 있다”며 “정시 안전 운행에 적극 협조 바란다”고 안내했다.
서울시와 교통공사는 향후 전장연의 선전전 양상에 따라 필요한 경우 무정차 통과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무정차 통과 과정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경우 운임환불, 대안동선 안내, 반대편 열차 탑승 편의를 위한 게이트 개방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구체적인 무정차 기준은 마련해두지 않았다. 현장에서 심각한 열차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될 경우 역장이 관제와 상의해 무정차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으로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가 이뤄지면 안내 방송과 ‘또타’ 지하철 앱, SNS 등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