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커버댄스, 피클 볼, 스킨스쿠버, 축구심판
코로나 방·콕 생활 보상심리?

코로나19의 끝이 예상되면서 ‘몸을 쓰는 취미’가 요즘 젊은이들의 관심을 끈다. 지난 2년여의 ‘방·콕’ 생활에 대한 보상심리의 발동이라고 한다.
강릉원주대 해양생명과학과 재학생 박모 씨(23)는 최근 ‘K팝 커버댄스’에 푹 빠져 있다. K팝 커버댄스는 K팝의 팬이 그 노래와 춤, 가수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뜻한다.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이 열려 왔다.
“교내 축제 나갈 정도”
K팝을 즐기는 박씨는 재미와 운동 효과 모두 누릴 수 있어 거의 매일 커버댄스를 한다. 그는 “한 곡 전체의 동작을 실수 없이 완벽히 따라 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한다. 이제 교내 축제 공연에 나갈 정도가 됐다. 다른 외부 공연도 준비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추는 춤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면서 성취감을 느낀다. 커버댄스는 코로나로 찌들었던 삶의 탈출구 같다”라고 했다.
같은 학과 재학생 전모 씨(23)도 커버댄스를 취미 삼아 즐긴다. 전씨는 “수련회 장기자랑에서 춤을 췄는데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춤 그 자체로 재미있지만,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즐거워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흥에 겨워 팔다리와 몸을 율동적으로 움직여 뛰노는 데 집중한다. 이럴 때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온몸으로 만끽”
안동대 체육학과 재학생 정모 씨(23)의 원래 취미는 수영. 그는 최근 ‘피클 볼’이라는 새로운 스포츠 취미를 가지게 됐다. 피클 볼은 공과 라켓을 사용하며, 테니스와 배드민턴, 탁구를 합친 듯하다. 정씨는 “쉽게 배워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온몸으로 이 취미를 만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릉원주대 해양생명과학과 휴학생 최모 씨(23)는 얼마 전 스킨스쿠버에 도전했다. 최씨는 “바닷속으로 들어가 전신을 사용해 나아가면 기분이 새로워졌다. 이 좋은 것을 왜 더 빨리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스킨스쿠버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운동을 취미로 둔 사람들은 보통 러닝머신을 타고 근력운동을 한다. 그런데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중 적지 않은 이는 덜 대중적이면서도 신체를 더 많이 사용하는 취미를 찾아 즐긴다. 대중음악이나 전문 스포츠와 관련된 교양적 지식도 얻고 자격증을 따기도 한다. 이들은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다양한 친목 활동을 함께 한다. 고립에서 벗어나는 기분이 든다”라고 말한다.

“축구에서 축구심판으로”
건국대 토목공학과에 다니는 윤모 씨(23)는 최근 ‘2022 K5 서울권역 리그’라는 축구 경기에서 축구심판으로 활동했다. K5·6·7리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성인 디비전 시스템의 하부이며, 축구를 즐기는 동호인 축구팀은 가장 낮은 K7리그부터 참가할 수 있다. K5리그엔 70여 팀이 출전한다. 윤 씨는 “원래 축구를 취미로 했다. 축구에 대해 더 이해하고 직업적으로 바라보고 싶어 취미를 축구심판으로 바꿨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엔 부업으로 심판하러 간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