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말3초 개최설
"당원 지지 높아야 적임자"

국민의힘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도 하에 내년에 있을 전당대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시점은 내년 2월 말∼3월 초순경으로 점쳐진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여당 지도부들은 다음달 1일 열리는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사전 작업에 대한 논의를 한다. 이에 당초 내년 5~6월 열릴 것으로 보였던 전당대회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 정진석 비대위의 임기는 내년 3월 13일까지인데, 만약 이를 1회에 한해 6개월을 더 연장하려면 다시 전국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의결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비대위 연장보다는 비대위 종료 시점에 맞춰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당대회 논의는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들이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가진 이후로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특히 만찬에 이틀 전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들과 부부 동반으로 회동하면서 이들의 당내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내년에 수도권에서 재선에 나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부부 동반 만찬은 미국식 문화인데, 참석하신 분들은 대화 내용을 함구하지만 친목 도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아내를 통해 남편의 체면을 살리는 효과로 친윤계의 구심점을 명확히 해두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윤핵관들과 함께 논의했다면 그것은 유승민 전 의원을 어떤 경우에도 당대표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과 함께 윤 대통령이 의중을 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자는 그런 결의대회를 한 것이 아니겠냐"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현재 유력한 당권주자로는 원내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 원외에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내각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모두 대권주자 급이다. 유 전 의원을 제외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데, 안 의원의 경우 중도층까지 포용이 가능하다는 차별성이 있다.
전당대회가 빨라지면 이들을 선출할 규칙에도 당내 시선이 복잡하게 얽히게 될 전망이다. 친윤계에서는 현행 70%인 당원 투표 비율을 80%나 90%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반 국민 지지도가 높은 비윤계 측의 입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당 대표의 경우 대권주자 여부에 상관없이 여소야대 상황을 단일대오로 타개해야 하는데,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야 적임자다"라고 전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대통령실과의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선을 그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전당대회 시기 등을) 직접 그런 일까지 지침을 주고 그러지는 않는다"며 "(비대위 티타임에서) '예산 국회가 마무리되면 우리도 전대 준비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얘기했고, 기회가 되면 토론을 한번 시작해보자고 그 정도 얘기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