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기조실장 임명 5개월도 안돼 사임

대통령실은 26일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면직된 데 대해 “일신상의 이유로, 개인적 사정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제(25일) 조 기조실장이 대통령실 유관 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은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고 국정원장에게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의 표명을 수용함에 따라 국정원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인사처에 면직을 제청했다”며 “윤 대통령은 전날 저녁 이를 재가했다. 면직 날짜는 오늘(26일)”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조 실장이 사의를 국정원장이 아닌 대통령실 측에 전한 것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는 데 대해 “임명했던 것도 대통령이고 면직권한도 대통령에게 있다”며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니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는 게 먼저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의 표명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로, 개인적 사정인 것”이라며 “공개적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마침 이날 국정원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정원 국정감사와 연관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이 수용했다. 이 말 속에는 어떤 오해가 낄 틈이 없는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이날 면직처리된 조 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검찰라인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다. 2006년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도 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6월 3일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임명됐다.
조 실장이 임명 4개월 만에 국정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물러나면서 각종 해석이 제기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인사 및 내부 개혁 방향과 관련해 조 기조실장과 김규현 국정원장 간 갈등설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