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금 쓰이는 ‘종이 인쇄물’ 비판
과기부, 자료 파일로 배포했다 의원들 성토에 철회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민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문예빈 인턴기자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민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문예빈 인턴기자

“스무개가량의 제본된 인쇄물을 받아보니 절반이 인사말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이 의원은 국토위 국정감사 진행 전 한국부동산원을 포함한 9곳의 피감기관이 제출한 인쇄물을 받아보고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종이 없는 국감’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종이 없는 국감은 대부분 읽고 버려지는 문서 폐기물 감소를 위해 등장한 키워드다. 민간에서도 종이 없는 회의를 위해 회의 자료를 디지털화해 배포하는 등의 변화를 주고 있는 추세다.

이날 이 의원이 '종이 없는 국감'을 강조한 국토위 국감장에는 위원과 관계자 등 총 30명이 참석했다. 9곳의 피감기관에서 총 20개의 인쇄물을 제본해 제공했으니 이날 국감장에 배포된 인쇄물은 총 600부라고 한다.

이 의원은 “종이 감사 자료는 국민 세금으로 제작되고 국민 세금으로 폐기되는 인쇄물”이라며 “공공기관에서 내복 착용을 권장하고 실내 온도를 낮추자는 목소리를 내는 와중에 이런 관습을 답습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감기관과 상임위 행정실이 함께 상의해 개선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종이 없는 국감' 발언이 주목을 끈 데는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장에서 나온 일부 의원들의 발언 때문인 탓도 있다. 이날 피감기관인 과학기술부(과기부)는 '종이 없는 국감'을 위해 감사 자료를 종이가 아닌 컴퓨터 파일로 배포했는데 일부 여야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 젊은 사람들은 이게 익숙해져 있지만 50·60대에겐 굉장히 어렵다”고 불만을 터트렸고, 변재일 민주당 의원도 “휴먼 인터페이스 분야에서는 아날로그로 전환해야 한다”며 피감기관인 과기부를 지적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도 “종이 없는 국감의 명분이어도 불편한 사항이 생긴다면 개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과기부는 종이 없는 국감을 포기하고 의원들에게 인쇄된 감사 자료를 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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