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투지바이오·휴메딕스·한국파마 MOU 체결
동국제약·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사 연구 진행
치매 치료제 성분 80%, '도네페질' 선점 기대

주사기. /연합뉴스
주사기. /연합뉴스

약 80%의 치매 치료제에 사용되는 '도네페질' 성분을 알약이 아닌,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해 관련 시장 선점을 도모하는 국내 제약사가 늘고 있다. 해당 주사제가 개발되면 기존 알약으로 복용할 때 생기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2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투지바이오·휴메딕스·한국파마는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주사제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알약으로 복용하는 기존 도네페질 경구제를 주사용 신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도네페질은 치매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성분이다. 다만 매일 복용해야 하는 도네페질 경구제는 고령층 치매 환자가 약을 삼키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억력이 감소한 치매 환자가 제시간에 약을 챙겨 먹지 못하는 일도 빈번한 상황이다.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장기 지속형 도네페질 주사제가 개발된다면, 1회 투여로 경구제 대비 약효 지속 기간도 일정하게 오래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라며 "또한 매일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의성 측면에서 굉장한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치매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3%씩 성장했다. 시장 규모만 8조 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도네페질 성분은 치매 치료제 처방 규모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도네페질(제품명: 아리셉트). /서울아산병원
도네페질(제품명: 아리셉트). /서울아산병원

아직 장기 지속형 도네페질 주사제가 개발되지 않은 만큼, 국내 제약사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도네페질 시장의 새로운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투지바이오는 도네페질 약 효과를 주사제로 주입 시 최소 7일에서 최대 6개월 이상 유지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GB-5001의 캐나다 1상 임상도 개시했다. 휴메딕스와 한국파마는 기술료와 향후 제품 상업화 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투지바이오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국내 판권을 사들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본지에 "아직 국내사가 개발 중인 제품은 초기 단계이거나 임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상용화까지는 최소 수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치매약 시장에서 도네페질의 약효를 넘어서는 제품이 등장하지 않는 한 제형 변경 의약품의 등장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한편 도네페질 주사를 개발하고 있는 다른 국내 제약사는 동국제약과 대웅제약이 있다. 동국제약은 2015년 말 '도네페질 데포'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동국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주사제는 1회 투여로 1개월간 약효가 지속된다.

대웅제약도 약효가 1개월 동안 유지되는 도네페질 주사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다만 상업화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못했는데,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정신과 A 교수는 본지에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경구제에 비해 편리성에서 상당한 장점이 있지만, 일정 용량을 유지하면서 환자에게 주입해야 한다"면서 "용량이 과다 투입된다면, 심장 박동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약사가 용량 주입 속도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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