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文이 "직접 챙기겠다"던 사업권
연간 최소 500억원 전기요금 中으로 유출
박수영 "에너지 안보 구멍 뚫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2021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2021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던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에 편법이 난무하고 외국계 기업에 사업권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새만금의 바람이 미래를 여는 자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7년 바다의 날에는 새만금이 “중국과의 경제협력 중심지”라며, “청와대 정책실을 중심으로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4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에 따르면 새만금 제4호 방조제 내측 약 8만평에 개발 중인 해상풍력 사업권을 가진 SPC(특수목적법인) ㈜더지오디는 최근 사업권을 태국계 기업인 (유)조도풍력발전으로 넘기며 총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매매 계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조도풍력발전의 모회사는 ㈜레나로 중국의 국영기업인 차이나에너지 그룹의 한국지사장으로 알려진 인물이 대표로 있는 중국계 기업으로 분류된다는 게 박 의원실 주장이다. 이번 계약으로 자본금 1000만원인 ㈜더지오디는 자본금 대비 수익이 7400배가 넘는 7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지오디 지분은 ㈜새만금해상풍력이 44%, ㈜해양에너지기술원이 40%, ㈜엘티삼보가 10%, ㈜제이에코에너지가 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해양기술원은 전북 소재 국립대 S교수와 일가(형·동생·처·매제 등)가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가족회사다. ㈜새만금해상풍력은 ㈜해양에너지기술원이 51%, 전북 소재 국립대 S교수의 형이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결론적으로 ㈜더지오디의 지분 84%를 S교수와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S교수는 전라북도 과학기술원장과 지식경제부 해상풍력추진단 등으로 활동한 인물로 새만금 해상풍력의 기술용역을 맡아 “충분히 경제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S교수가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업권까지 따내고 인허가까지 손쉽게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S교수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나 민주당 신재생에너지 특별위원회 토론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해상풍력의 부가가치가 크다”며 “인허가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하는 등 해상풍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더지오디가 중국계 기업으로 지분이 넘어가는 과정 도식(전기위원회 제출 자료) /박수영 의원실
㈜더지오디가 중국계 기업으로 지분이 넘어가는 과정 도식(전기위원회 제출 자료) /박수영 의원실

S교수와 가족들이 가진 사업권은 25년간 연평균 192GWh 발전량의 해상풍력 발전을 할 수 있는 권리이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회계법인이 추산한 예상수입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사업권이 완전히 넘어갈 경우 연간 최소 500억원가량의 전기요금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약 3000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 계약도 중국 국영기업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나는 우리나라에 약 1.6GW의 태양광, 풍력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원전 한 기를 통상 1GW로 간주하므로 원전 1.5기에 해당하는 수준의 발전용량이다.

한편 국립대 S교수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학교 측으로부터 겸직 허가도 받지 않고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영 의원은 “국가기간산업이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발전 사업권이 중국에 편법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다”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며 에너지 안보에도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기술용역까지 한 국립대 교수가 사업권을 획득하며 지분 매도까지 계약하는 일련의 과정은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산자부와 전기위원회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전국적으로 유사 사례가 없는지 챙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영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약 3000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 계약도 맡은 중국 국영기업은 차이나에너지"라며 "현재까지 S교수 측으로부터 어떤 반박이나 해명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레나 및 조도풍력발전 측은 입장문을 통해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권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레나의 지분 구조상 상위 회사들에 중국계 회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레나의 대표이사는 '차이나에너지 그룹 한국 지사장'이 아니다"라며 "레나는 3인의 공동대표이사가 등기되어 있는데, 여기에 체이준(중국인) 한국 대표자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 사업의 건설은 한국 회사인 '엘티 삼보'가 담당하고 있으며, 중국에너지차이나 그룹과는 조달계약만을 체결한 것뿐이어서, 국부가 중국에 유출된다는 것 또한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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