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4일 감사원법 개정안 발의
與 "헌법파괴" vs 野 "표적감사"
"이재명 사법리스크 극복 본격 추진"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박범계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박범계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에 대한 국회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감사원의 정치 중립성 훼손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감사원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어 또다시 논란이 있는 법안을 추진하며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정훈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60명은 14일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감사원이 특별감찰을 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감찰계획서를 제출해 사전 승인을 얻고 감사 결과도 보고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못하도록 '정치감사' '표적감사'를 제한하기 위해서라고 발의 취지를 밝혔고, 당은 해당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개정안, 정치감사 제한 위한 것"

하지만 개정안을 반대하는 측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줄줄이 진행하자 민주당이 견제의 일환으로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 관련 사안들에 대한 특별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 어민 강제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원전 정책,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등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감사원장을 지냈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재인 정권 비리 감추기, 감사원 죽이기 법안"이라면서 "겉으로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을 강화하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상 정치가 감사원의 직무에 직접 개입하려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밖에선 민주당의 감사원법 개정안이 헌법과 상충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감사원법 개정안은) 헌법과 상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민주당이 그동안 숫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더라면 좋았겠지만, '검수완박' '임대차 3법'에 이어 '감사완박'까지 밀어붙이면 국민 역시 취지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민주당이 법안 발의 취지대로 감사원의 '표적감사' '정치감사'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얻었을 때 감사원의 기능을 국회로 옮기거나 특례 조항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엄 소장은 "감사원은 헌법적으로 독립된 기관이지만 정치 중립 논란은 어느 정부에서나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하지 못하던 것을 이제서야 밀어붙이면서 논란이 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은 사법리스크 놓인 '이재명 지키기'?

이 같은 논란에도 민주당은 감사원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수사 압박이 점차 강해지면 '이재명 지키기'를 위해선 민주당이 여론전에 나서 상응하는 반작용을 얻어내야 한다는 판단인 것이다.

엄 소장은 "사법리스크가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되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있는 것 같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면 향후 대선도 총선도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검수완박, 이재명 보궐선거 출마, 당대표 출마, 당헌 80조 개정은 민주당이 삼중·사중으로 방탄막을 친 것이고, 앞으로도 국회의 모든 기능을 동원해서 방탄막을 쌓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율 교수도 "민주당은 사법리스크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강공 모드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한동안 강공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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