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내 과도한 영문 표기 소비자 불만
호텔 “내·외국인 모두 사용하는 시설" 해명
전문가 “한글 표기 후 별도 영문 병기해야"

국내 호텔 홈페이지가 영문으로만 만들어져 있어 정작 내국인은 시설을 예약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어로 설정된 페이지에도 영문 표기를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파라스파라(PARASPARA) 호텔 사이트 내 영문 표기 논란이 일어났다. 사이트 내 언어 설정이 한국어였음에도 메뉴가 영문으로만 돼 있어 호텔을 예약하기 불편했다는 얘기다.
실제 파라스파라 호텔 메인페이지에는 한글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글은 사이트 하단에 표시된 호텔 정보 표기 정도다. 한글은 메인 페이지가 아닌 다음 페이지를 들어가야 볼 수 있는데, 이마저도 한글보다 영문 글자 크기가 더 크다.
그밖의 국내 호텔 공식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반얀트리 호텔’도 사이트의 메뉴가 영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영문 옆 한글 병기를 찾기 힘들다. ‘신라호텔’ 사이트에도 영문으로만 표기된 부분이 많다.
탁지영 파라스파라 호텔 마케팅팀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이트 내 과한 영문 표기에 대해 고객 지적이 없어서 사이트 이용에 불편이 있을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탁 팀장은 “호텔 사이트를 한국인만 이용하는 게 아니어서, 일반적으로 호텔 사이트는 한글과 영문을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사이트를 갱신하고 있는데, 한글 병기 같은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하주호 신라호텔 전무는 “호텔 사이트에서 영문을 사용하는 건 신라호텔만은 아니다"라며 "신라호텔은 그나마 영문을 적게 사용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하 전무는 “다른 시설보다 외국인 투숙이 많아 영어를 사용하지만, 호텔 직원에게 되도록 영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점진적으로 한글 사용도 고려하겠지만, 영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음을 감안해달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한글과 영문 표기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홍범 세종대 글로벌조리학과 교수는 호텔 사이트의 영문 표기에 대해 “한국어 사이트에서는 가능하다면 한글로 써야 하며, 괄호로 영문을 적어주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호텔 이름과 같은 고유명사는 한글로 표기하면 어색할 수 있으니 영문으로 표기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