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 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
한국은행 개입에도 ‘불끄기’ 무력
임시방편 지적…한미 스와프 절실

한국은행이 12조원 규모의 달러 매도를 통해 원화 가치 제고 노력을 펼쳤으나 원‧달러 환율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 중이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2조원 규모의 달러 매도를 통해 원화 가치 제고 노력을 펼쳤으나 원‧달러 환율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 중이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스무딩 오퍼레이션’의 효용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로 12조원 규모의 달러 매도를 통해 원화 가치 제고 노력을 펼쳤으나 원‧달러 환율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 중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1.1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30일 기록한 연고점(1303.7원)을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1300.30원)보다 8.2원 오른 1308.5원에 시작해 오후 3시 20분 1307.50원에 거래 중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11.1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30일 기록한 연고점(1303.7원)을 경신했다. /자료=한국은행,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11.1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30일 기록한 연고점(1303.7원)을 경신했다. /자료=한국은행,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이란 중앙은행이 자본유출로 인한 환율 급등세를 완화하려는 조치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여 원화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지난달 말 외환보유고 약 94억 달러 감소는 이와 관련이 있다.

6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달 대비 94억 3000만 달러 급감했다. 한화로는 12조원이 넘는다. 이번 감소폭은 2008년 11월(-117억 달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7개월 만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최근 3개월간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한은이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단행한 달러 매도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6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달 대비 94억 3000만 달러 급감했다. 넉 달째 감소세다. /자료=한국은행,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6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달 대비 94억 3000만 달러 급감했다. 넉 달째 감소세다. /자료=한국은행,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학계는 한은의 ‘응급처방’을 임시방편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 상승에 대응해 7개월 동안 시장에 약 600억 달러를 매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안정화에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금융당국의 ‘스무딩 오퍼’는 임시방편책일 뿐이며 자금만 날리게 되고 만일에 더 이상 개입할 돈이 없으면 그때 충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면서 “2008년 당시에도 효과가 없었고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로 환율이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한국이 미국에 요청해 성사됐다. 2020년에는 미국이 한국 등 9개 국가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했으나 2021년 12월 31일 종료됐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중앙은행이 달러를 매도한다고 해도 환율 상승은 못 잡는다”면서 “다수가 참여하는 시장에서 거래 외국인의 움직임을 어떻게 잡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시장의 경제 기초 체력을 제고해 무역수지 흑자와 채권, 증시 등으로 국내 시장에 달러 공급량을 높여야 한다”면서 “향후 달러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외국 중앙은행을 상대로 원화에 대한 위상을 높이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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