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기침 나면 소금물 타 마셔라
후유증으로 정신 질환 올 수 있어
전문가 "'어불성설', 오히려 위험"

"소금물 타마셔라", "허브차가 바이러스 퇴치에 좋다."
북한의 국영 방송 '조선중앙TV'가 일명 '민간요법'을 통해 코로나19에 대비하라고 보도하고 있어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
2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화하면서 방역 대책법을 방송을 통해 알리고 있다. 그런데 '기침이 나는 경우, 소금물을 마시면 된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는 정신 질환이 동반될 수 있는데, 진통제를 처방 받으면 된다'는 등의 불확실한 정보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조선중앙TV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KCTV조선중앙텔레비죤'에는 이날 방송된 뉴스 편집본이 업로드됐다. 영상에는 김영성 평양의학대학 강좌장이 출연해 주민에게 코로나19 대처법을 알렸다.
김 강좌장은 "코로나19 증상으로는 마른 기침이 발생한다"라며 "이럴 경우 소금물 3%, 증조수 2%를 섞어 마시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TV 보도에 출연한 또 다른 현지 감염병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정신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리순옥 평양시 제2인민병원 과장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람에게서 후유증으로 정신장애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디아제팜을 복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목 안에 가래가 생길 경우엔 '아세틸시스테인(성분명 아세틸시스테인)'을 투여하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공시를 보면 해당 의약품은 국내에서 '인터넷 구매 대행 부적합 성분'으로 지정됐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는 정보가 부족한 북한에서 확실하지 않은 치료법이 알려지면서 주민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 "소금물을 마른기침이 날 때 마시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되려 갈증을 유발하게 되고, 소금 성분이 기관지에 강한 반응 작용을 일으켜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정신병'을 유발한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엔 발생할 수 있지만,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증세가 아니다"라며 "잘못된 정보가 근거 없이 국영 방송을 통해 전달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최근 북한에서 사망한 주민 대다수가 약물 오용으로 목숨을 잃었다. 현재 북한에서 공식 발표한 코로나19 상황은 신뢰가 떨어진다. 현실을 보면 보다 더 많은 주민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하루빨리 해외 국가의 지원을 받아들여 정확한 치료법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내부의 정보 부재와 상급 관리들의 압박이 이같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봤다.
태 의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가장 큰 이유는 정보의 부재"라며 "각국의 지원 제의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으로 해결하려는 무리수로 인해 올바른 정보 유입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태 의원은 이어 "상급 관리들이 방역 실무자에게 '빨리 해결하라'는 등의 압박식 주문도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 내에선 예로부터 감기에 걸려도 '소금물이 약'이라는 민간요법이 뿌리 깊게 박혔는데, 이렇다 보니 실무자들은 민간요법을 국영 방송 보도를 통해 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달 23일 18시~24일 18시 기준, 북한 방역 당국이 밝힌 코로나19 발열 인원 추이는 총 약 306만 488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32만 3330여 명, 완쾌자는 274만 1480여 명이다. 사망자는 68명으로 전체 코로나19 의심 환자 중 0.002%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