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ar톡]
2022년 전기차 보급 21만대 예상···소비자 관심
전기차 물·충격 취약 "고장 시 수리비 천문학적"

전기차 구입에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가 주는 여러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 소비자는 전기차를 잘 몰라 낭패를 볼 공산이 크다. 전기차, 어떤 게 좋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전기차 잘 쓰려면 공부해야 한다.
정부는 2022년 국내 보급되는 전기차를 약 21만대 수준까지 늘린다고 했다. 이는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기차를 희망하는 소비자로선 접할 기회가 더 많아진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전기차 정부 보조금은 줄고 있으며 각 자동차 기업에선 모델별 장점도 부각하고 있다. 또 내연기관 배기가스에 대한 국제 환경 규제는 전기차 활성화를 부추긴다.
소비자는 왜 전기차를 눈여겨볼까. 우선 유지 비용에서 얻는 이점이 크다. 이는 전기차 신차 값에 든 지출을 몇 년 새 추월할 정도다. 미국 컨슈머리포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종 소모품비를 포함한 배터리 전기차 유지 비용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절반이었다. 약 1.6km 주행 시 전기차는 35원의 유지비가 책정된 반면 내연기관차는 70원의 비용이 계산됐다.
엔진오일 등 내연기관차에 적용되던 소모품도 무의미해 3년차 전기차 이용자가 워셔액만 갈았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여기에 △공영 주차장비 △터널 통행료 △고속도로 통행료 등에서 비용 절감 폭도 크다.
이같은 장점 한편엔 내연기관차보다 예민한 전기차가 일으키는 예외적인 단점도 많다. 소비자는 전기차 이용에 앞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내연기관차와 특성이 달라 잘못 운행할 경우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 쉽기 때문이다. 필자는 도움될 전기차 지식 몇 가지를 소개하고 싶다.

전기차 이용자는 물을 주의해야 한다. 전기차 리튬배터리는 물과 접촉 시 급속도로 고열이 발생한다. 이는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배터리 방수처리도 완벽한 차단에 이르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젖은 손으로 플러그를 쥐거나 비를 맞으면서 충전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감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여름철 침수도로 진입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배터리는 바닥에 낮게 설치돼 침수에 약하다.
더욱이 전기차는 충돌에 약해 수리비가 천문학적이다. 전기차 사고수리비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약 50% 이상 비싸고 부품비도 평균 30% 이상 차이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전기차는 각 부품이 모듈로 이뤄져 연관 부품을 하나씩 교체하기란 불가능하다. 단순 접촉 사고가 전체 모듈 교체로 이어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일례로 코나 전기차 대규모 리콜 사태는 필자가 언급한 문제를 잘 드러낸다. 지난해 3월 현대차그룹은 전체 코나EV 차량에 부품 교체를 단행했다. 비록 사고가 아닌 선제적 조치로 이뤄졌지만 전체 부품 교체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부담일지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다.
당시 리콜 대상 코나EV는 7만 5680대. 리콜 비용은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이를 산술로 단순 계산하면 대당 비용은 1321만3530원이다. 만약 이 비용을 직접 소비자가 부담했다면 전기차 운행은 불가능에 가깝다. 심지어 돈이 있다 해도 소비자로선 1개월 이상 대기가 비일비재하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정비 업체는 전국 약 100군데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는 전기차 보급이 빨라질수록 위에 언급한 문제가 늘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는 분명 기회도 되지만 위기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주지해야겠다. 가장 세밀한 관심은 전기차 오너로부터 출발한다. 정부나 제작사 차원의 관심은 이후의 얘기다. 전기차 이용에 욕심보단 현명한 이론 체득이 필요하다. 전기차 퍼스트무버로서 먼저 알고 사전에 문제를 방지하길 당부한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