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ar톡]
3사 부진 실적···현대·기아 '밀당 균형' 이뤄야
'신차 베스트셀러 구축'···"국내 특화 필요"

국내 자동차 마이너 3사가 매년 지지부진한 실적을 내는 가운데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 완성차 업계에서 굳어진 듯한 ‘2강 3약 구도’를 풀 해법은 없을까.
팬데믹 여파로 연간 판매되는 신차도 약 170만대에서 15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중 현대·기아 자동차 비중이 나날이 늘고 있어 마이너 3사인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자동차(쌍용차)가 설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판매량이 줄고 있다. 2021년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생산차질로 내수판매와 수출 모두 약 30%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2021년 연결산에 따르면 내수 실적은 5만 4292대다. 이는 2020년 대비 34.6% 줄어든 판매량이다. 르노코리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르노코리아의 2021년 총 내수 판매는 6만 1096대로 2020년 대비 36.3% 감소했다.
쌍용차는 법정 관리 중인 데다 인수할 회사도 다시 찾아 나섰다. 이에 존폐 고민이 나날이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이들은 10월 15일까지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들고 재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쌍용차는 2021년 내수 5만 6363대밖에 팔지 못해 2020년 대비 35.9%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필자는 자동차 업계 △정부 정책 △강성노조 △전기차 가속화 흐름이 마이너 3사 침체를 부추긴다고 생각한다.
마이너 3사 입장에선 정부 탄소 제로 정책 부담이 크다. 실제 자동차 학계에선 친환경차 의무 판매 지침에 따라 차량 한 대당 약 60만원의 환경 부담금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금도 판매가 급감 중인데 이에 더해 환경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자동차 제작사 강성 노조 경향도 마이너 3사로선 악재다. 전기차 생산라인 확대로 내연기관 생산비율은 주는데 노조 교섭에 드는 비용은 더 커질 전망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현대차 그룹 노조는 품질협의체 폐기 선언과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을 놓고 사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저실적 가운데서도 노조 숙제 풀이는 마이너 3사에게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전기차 전환 흐름도 빨라지고 있어 신차 개발이 더딘 마이너 3사는 고민 속이다. 현대·기아차가 사실상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
한국GM이나 르노코리아는 국내 생산물량뿐 아니라 OEM수입차를 통해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눈높이를 만족시킬 차종이 적다. 실제 한국GM 볼트EV 시리즈에 실적 달성은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고 르노삼성도 올해 출시될 신형 전기차가 예정에 없다. 쌍용차도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발맞추려는 모습이지만 기업 이슈가 발목을 잡는다.

이같은 배경 속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마이너 3사 침체 돌파구는 ‘국내 시장 점유율 늘리기’다. 이때 베스트셀러 차종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한국GM이나 르노코리아는 해외 모델 하청공장이라는 한계점을 깰 국내 특화 모델 출시가 필요하다. 해외 수주 물량은 어디까지나 해외 출시 이슈에 기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녔다. 필자는 국내 연구개발 밸류 체인으로 구축한 모델이 국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 본다.
전기차에 무게를 두는 쌍용차는 후속 전기차까지 판매 흐름을 이어야겠다. 지금 출시된 이모션의 경우 초도 물량 실적 기준인 3500대는 판매된 상황이다. 무쏘 후속모델로 평가되는 전기차 J100이 7월 출시 예정이나 인수합병 문제가 10월까지 해결돼야 후속차 판매도 순항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지난 팬데믹 2년 속에서 경제 풍파를 그나마 덜 입은 업종은 ‘자동차 판매’ 분야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유지 △연이은 신차 출시로 지속 판매가 이뤄진 부분은 마이너 3사에 그나마 고무적이다.
마이너 3사도 조속히 판매량을 회복해 완성차 시장 경쟁에 자리 잡았으면 한다. 현대·기아차와 만드는 ‘밀당 균형’이 선진형 자동차 시장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시장은 더 어려워지는 만큼 마이너 3사도 그 흐름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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