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환' 노리는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의원 도전장
민주당, 5선 조정식·안민석·염태영, 김동연 출사표
경기도 방어 실패 시, 이재명 조기 복귀 험난할 듯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경기도가 꼽힌다. 경기도지사 선거에는 중진급 인사들이 벌써부터 출마를 확정지었고, 대선급 인사로는 31일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 '민주당의 명운'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는 인구 1300만 명이 넘는 최대 광역자치단체로 전 지사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국민의힘 후보)은 45.6%, 당시 이재명 후보는 50.9%를 얻어 5.3%p(46만표) 앞서는데 그쳤다.
압승을 거둔 호남과 함께 민주당의 체면을 겨우 챙긴 몇 안 되는 지역이 된 셈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경기도지사를 탈환할 경우 민주당은 '호남 정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지난 대선 득표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이긴 곳은 세종, 제주, 인천, 경기도, 호남 등이다. 핵심은 경기도다.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자 텃밭인데, 만약 (민주당이) 패배하면 큰 타격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딛고 '포스트 이재명'의 자리를 사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는 이 고문의 조기 복귀 여부와 '이재명계'로 재편된 당 지도부에도 상당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엄 소장은 "민주당이 경기도 방어에 성공하면 이재명 고문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복귀하는 길이 열릴 수 있지만, 패배한다면 당분간 정치 복귀가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선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윤석열 정부에 뺏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총선 전망도 굉장히 불투명해지면서 민주당의 리더십 공백기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 형성된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론도 불거지면서 새로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은 내가 지킨다"
민주당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확정지은 후보들은 대부분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며 경기도민의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 시장(성남시장)과 도지사를 지내며 대선주자로 성장한 이재명 고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31일 현재 민주당에서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는 5선 조정식·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다.
익명을 요구한 3선의 한 민주당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민주당 내 경기도지사 경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떤 후보가 이 고문의 지지를 받느냐가 경선 승리의 척도라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4년만에 경기도 탈환할까
이처럼 경기도지사를 사수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국민의힘에서도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10여년 만에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한 기세를 몰아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한 노력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 경기도지사 차출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군이 대부분 거물급인 이유다.
이처럼 경기도지사에 중진·거물급 인사들이 출마를 하거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과거보다 경기도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엄 소장은 "경기도 인구가 1300만 명에 육박하고,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 점차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31일) 김동연 대표가 말했듯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축소판' 형태이기도 해서 경기도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경기도지사를 거친 사람들 대부분이 대선 주자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