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16일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4시간 앞두고 무산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동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역시 이날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오늘 회동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회동을 연기한 쪽이 청와대냐, 윤 당선인 측이냐는 질문엔 "그 또한 상호 실무 차원의 조율을 하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간 회동 개최와 관련한 실무협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이 해 왔다.

이번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비중 있게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와 관련 양측이 물밑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문 대통령 임기 말에 진행되는 인사 문제에서 입장차를 보이는 것과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도 회동 무산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이 청와대에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고 우리와 협의해 달라"는 뜻을 전달하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5월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향후 정권교체기 인수인계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