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단일화, 국민적 동의 얻지 못하면 역풍"
安 지지자 "윤석열 찍느니 차라리 이재명 찍겠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6일 앞둔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오랜 진통을 겪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됐지만 ‘단일화 역풍’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여권은 이번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규정짓고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본부장단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고 규정한다”며 “국민의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깜깜이 판세가 됐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에 돌입을 했으니 단일화로 인한 판세 분석은 누구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안 후보 단일화가 국민적 동의를 만약 못 얻는다면, 오히려 심각한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실제 이날 단일화 소식이 전해지자 안 후보 대표 팬카페로 알려진 ‘안국모(안철수와 함께 하는 국민 모임)’에는 “지지자들을 배신한 안철수”, “안철수 지지 평생 철수한다” 등 안 후보의 결정을 성토하는 글들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는 “윤석열 후보를 찍느니, 차라리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 “그대로 4번(안철수 후보)을 찍고 사표로 만들겠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안 후보를 비난하는 게시글과 탈당 방법을 문의하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작성자들은 “돌아가신 버스 운전사와 유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 “당원 탈퇴하고 지지 철회합니다”라며 단일화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도 “시너지 효과보다는 역풍이 불 것”이라고 봤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분위기가 윤 후보에게 좋아지는 것은 있겠지만 심각한 정치 희화화에 대한 역풍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지금은 (양당 후보의)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거의 비등비등하게 나온다”며 “거기에서 조금 우위를 가질 수 있지만,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붙어서 시너지가 생기거나 크게 앞서게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