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명률, 델타 0.7%·오미크론 0.21%
10세부터 59세까지 오미크론 치명률 0.0%
반면 60대 0.2%, 70대 1.2% 등 고령층 몰려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상회복'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타 연령층 대비 높은 치명률을 기록하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고려하면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상회복'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타 연령층 대비 높은 치명률을 기록하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고려하면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상회복'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타 연령층 대비 높은 치명률을 기록하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고려하면 아직 일상회복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여성경제신문이 방역당국에서 발표한 자료를 종합해 본 결과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022년 2월 14일까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7143명이다. 

이 중 절반인 약 50%(약 3500명)가 80대 이상, 28%(약 2000명)가 70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사례 78%가량이 고령층에 집중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및 치명률 차이. 2월 9일 기준. /질병관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및 치명률 차이. 2월 9일 기준. /질병관리청

치명률 또한 60대 이상 고령층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치명률은 10세 미만·10~19세·20~29세·30~39세 연령층은 모두 0%대 를 나타냈다. 

40~49세 치명률은 0.1%, 50~59세는 0.3%로 집계됐다. 반면 고령층에 해당하는 60~69세는 치명률 0.9%, 70~79세는 3.3%, 80세 이상은 11.3%로 타 연령층 대비 평균 8배 높은 치명률을 보였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타 연령층은 모두 약 0.1%의 치명률을 보이는 반면 60~69세는 1.2%, 70~79세 3.8%, 80세 이상은 13.4%의 치명률을 나타냈다. 오미크론 변이는 10세부터 59세까지 모두 0%의 치명률을 보였는데, 60~69세는 0.2%, 70~79세 1.2%, 80세 이상은 5.6%로 집계됐다.

높은 고령층 치명률에도 이달 3일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재택 진료를 도입하면서 보다 유연하게 확진자 관리 방식을 전환했다. 고령층만 제외하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을 뿐 치명률은 계절 독감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전체 사망자 수 또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현저히 줄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추이. 2월 9일 기준. /질병관리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추이. 2월 9일 기준. /질병관리청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109명으로 역대 최대 일일 사망자 수를 기록한 이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이달 평균 사망자 수는 20.9명으로 대폭 줄었다. 위중증 환자도 1월 4주차 기준 167명에서 2월 1주 차엔 133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확진자 수는 대폭 증가해 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전염력 대비 낮은 치명률을 보이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령층을 고려해 일상회복은 늦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효능을 최초 입증한 미국 텍사스 A&M대 의료화학 웬시 리우(Wenshe Ray Liu)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 코로나19를 경증 호흡기 질환으로 토착화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독감처럼 유행 감기로 전환해 케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폐렴을 발생시키는 질환인 만큼 고령층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여느 질병과 마찬가지로 고령층은 모든 병에 취약한 집단인데, 면역력 저하가 가장 큰 이유"라며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에 침입할 때 ACE2 수용체를 이용해 인간 세포에 바이러스가 들러붙는데 노화가 진행될수록 해당 세포의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상회복을 하더라도 고령층에 대한 4차 백신 접종 등 행정적 대책을 확실히 마련한 후 일상회복을 진행해야 고령층 피해 확산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고령화 치명률과 관련한 일상회복 전환은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코로나19도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 및 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고령층에 쏠리는 치명률이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에 있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 연령층 치명률이 낮다고 해서 일상회복을 추진하게 되면 고령층 감염률이 현저히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위중증·치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하고, 확진자도 계절독감 환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10일 이기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치명률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통제관은 오미크론 유행을 두고 "단기적으로 (확진자) 급증의 위기가 나타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증화율·치명률이 낮고 의료체계에 부담이 덜하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가급적 최대한 추가적인 거리두기 강화 없이 금번 유행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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