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성격, 120대1 대사 경쟁률 뚫는 토대로
핸드드립, 특별함 더했다···블론드 원두 추천
스타벅스 역사 깊어..."이해 쉽게 다가가겠다"
| [the 우먼]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 여성을 만난다. 역경 속에서도 가슴 속 깊이 간직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다.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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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거리가 벌어진 만큼 커피는 생활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저의 커피 스토리를 공유하고 경험을 제공하는 커피대사가 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대면 활동이 불가한 상황이 양정은 대사에게 장애물을 의미하진 않았다. 양정은 스타벅스 커피대사는 원두 향이 스미듯 우연히 커피와 맺은 인연부터 대사가 되기까지 과정을 소개했다.
양정은 대사는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본 뒤 커피에 첫 발을 뗐다고 설명했다. 말을 덧붙이는 그의 열정에 소위 '커피팬'이 됐음이 느껴졌다. 그 이후부터 양정은 대사는 본격적으로 바리스타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2013년 스타벅스에 입사한 양정은 대사는 탄탄한 역량을 바탕으로 이력을 쌓아갔다. 어느덧 8년이 흘렀다. 특히 스타벅스 구리돌다리점에서 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AMY'라는 별칭으로 고객과 끊임없이 교류했다.
그는 “사람 만나는 일을 워낙 좋아해 많은 활동에서 소통했다”며 “(커피를 매개로)다른 파트너나 고객들과 만날 때도 항상 경험을 토대로 조언했다”고 말했다.
8년의 기록이 마침내 첫 결실을 이룬 건 2021년이었다. 스타벅스 최우수 모범 파트너로 선정돼 고객과 다른 스타벅스 파트너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겹경사로 커피대사 경연(엠베서더컵)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졌다.

스타벅스는 매년 전세계에서 커피대사를 선발한다. 그 통과 의례가 스타벅스 앰베서더컵이다. 가장 우수한 커피 지식과 열정을 보유한 바리스타를 선발대회를 통해 뽑는다.
선발된 커피대사는 임기 1년 간 해당 국가의 스타벅스를 대표하는 커피 전문가로 활동한다. 주로 경험을 전파하고 교육하는 활동을 하게 되며 글로벌 커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2022년 우리나라에서는 2명이 선발됐다.
올해 18대로 선발된 커피대사 중 1명의 여성이 바로 양정은 대사다. 양 대사는 “스타벅스 파트너 중에서도 240명의 지역 커피 마스터가 경연을 벌여 뽑힌 2명의 대사 중 1명”이라며 120 대 1 경쟁률의 치열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18대 커피대사 비대면 경연에서 새롭게 요구된 역량은 ‘커피 스토리를 표현하는 콘텐츠 제작 능력’이다. 창작 음료로 승부를 보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해 도입됐다.
양 대사는 “본래 큰 홀에서 경연을 펼치지만 코로나로 비대면이 예정돼 덜 떨리겠지 생각했던 예상은 큰 오산이었다”며 “난생 처음 우황청심환을 사먹어 봤다”고 전했다.
이어 “좋아하는 원두를 선택한 후 원두와 관련된 커피 스토리로 콘텐츠를 제작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팬데믹 가운데 선 스타벅스 커피대사는 예년과 달리 조금 특별했다. 본래 창작 음료로 전세계 스타벅스 커피대사와 경연하고, 직접 커피 이야기도 알리던 기존과 달리 18대 커피대사에겐 온라인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해외를 방문하지 않고 대사 활동을 펼쳐야 하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섰지만 커피 스토리를 각색하는 본연 업무는 같다.
실제 그는 커피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훗날 기후위기와 맞닿은 커피 현안에도 해박한 지식을 내포하고 있었다. 양 대사는 “고객들도 커피 경험이 많이 늘고 있다 생각한다”며 “저의 교육 및 소통 콘텐츠가 파트너 바리스타들을 통해 고객에게 다시 이어질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발 때부터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비대면 소통을 고민한 양 대사는 커피를 보는 시선에도 이같은 자질을 반영했다. 양 대사는 팬데믹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홈카페 커피 팁을 여성경제신문에 제시했다.
“홈카페 환경에서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먹기 직전에 분쇄하는 원두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고 생각해요. 추천하는 원두는 블론드 원두로 로스팅 시간이 일반적으로 좀 짧아요. 그렇다 보니 조금 더 가볍고 산미가 있어요. 경쾌하죠. 특히 라떼로 드시면 우유의 고소함이 한층 배가돼요. 그래서 추천하고 저도 사랑하는 메뉴입니다”
또한 홈카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편안한 장소와 커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더해지면 그것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 대사는 조금 무거운 글로벌 현안을 소개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커피 산지 변화로 커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커피 업계 사이에선 아라비카 원두가 2040년 멸종될 수 있다는 영국 연구도 설득력을 지닌 상황이다.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터 원두 대비 아라비카 원두는 향과 풍미가 강한 특징을 지닌데다 70% 점유를 차지할 만큼 대다수 원두 품종을 아우르고 있어 값도 비싼 편에 속한다.
양 대사는 커피 기후위기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알리고 싶다면서 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특히 택배나 배달 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고 기후 변화도 눈 앞에 다가왔어요. 점점 고산지대로 올라가야 재배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에요. 이에 산지에서도 커피 품종이 줄었어요. 자칫 커피가 점점 귀해질 수도 있는 거죠. 기후 위기와 관련해 스타벅스에서는 직영 농장을 코스타리카에 매입했는데요. 그곳에서는 상업적인 커피를 재배하기도 하지만 병충에 강한 품종을 개발해 농부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어요. 또 농학자가 함께 상주하면서 농부들이 알지 못하는 커피 농법을 널리 알려 파이를 넓히는 역할도 하죠.”
이야기 끝에 양 대사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상에서 커피가 없어질 수 있는 우려도 나오는데 먼 얘기라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양 대사가 꼽은 좋은 방법은 '다회용기 사용'이다. 그는 “다회용기를 쓰는 건 배달음식 뿐 아니라 커피도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며 “개인 컵은 보온 등 이점이 있어 환경 개선 동참과 동시에 커피 향과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 이를 알리고 독려하는 게 제가 할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창 열정 가득할 2개월 차 양정은 대사에게 팬데믹은 넘어야 할 벽이면서도 새로운 전환을 의미했다. 그에게 작은 소망을 묻자 팬데믹으로 인한 아쉬움과 새로움이 뒤섞인 포부를 제시했다.
양 대사는 “한국만큼 스타벅스를 사랑하는 나라도 없다 보니 그것이 주는 책임감이 막중하다”면서 “대사라고 해서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이 아니라 고객과 파트너에게 경험을 통한 커피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커피대사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드러냈다. 그는 “커피에 영감을 불어넣고 파트너들이 나아갈 방향에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며 “17대 선배들과 교육 프로그램도 고민하고 있는 만큼 파트너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도 기대된다”고 팬데믹 이후 행보도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