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지주사 디스카운트 일반적 현상
주가 회복 주장···근거 없는 개미 달래기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 위한 IPO눈총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가 역대급 흥행을 예약해 놓고 있지만 모회사인 LG화학 일반주주의 이익 훼손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신설 자회사 상장시 지주사 디스카운트는 불가피한 현상인데도 LG화학이 희망 섞인 얘기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계획 발표와 함께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LG화학 주식을 내다 파는 이른바 '분노의 매도 현상'이 심화된지 오래다. 2019년 배터리 사업부 분할 당시 100만원까지 회복됐던 주가는 65~70만원까지 떨어져 거래중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와 관련 "LG화학이 주식 8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조정 후엔 주가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렇지만 이는 동학개미들을 달래기 위한 '희망고문'에 불과한 실정.
앞서 LG화학이 2019년 배터리사업부 분할을 예고하면서 반대 여론과 함께 20~30% 급락한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 법인 등기를 기점으로 100만원까지 회복된 바 있다. 당시의 '지주사 디스카운트'는 착시 현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물적분할의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는 신설 자회사 주식이 주어지지 않는다. 즉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알짜 자회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그만큼 모회사의 기업 가치가 깎이면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지주사 디스카운트다.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존재하지 않으려면 지주사의 시가총액이 계열사 보유 지분의 합보다 크거나 최소한 같으면 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같은 상장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포스코처럼 '비상장' 고수했다면
모회사 주주이익 침해 없었을 것
주주행동주의 성향 자산운용사 밸류인베스트먼트 분석에 의하면 SK는 40% 이상, 삼성은 55% 이상, LG는 60% 이상의 디스카운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가총액이 12조4000억원에 달하는 LG그룹도 이미 60% 이상의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아울러 영풍그룹처럼 90%에 달하는 기업도 있다.
이들 상장사와 반대로 LG화학이 신설 자회사 비상장이라는 기조를 유지했다면 물적 분할의 충격 우려를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밖에도 분할 상장 방식으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기업규모를 키우는 것은 전형적인 기업지배력 강화 수법으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구광모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특수관계자와 함께 41.70%의 (주)LG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다보니 대선과 맞물려 각당의 주요 후보들도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한 방지책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물적분할 후 재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오너가 자신이 가진 주식보다 훨씬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오너가 대주주로서 권한만 행사하도록 제도화하는 동시에 상속세를 함께 낮추는 방식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