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속가능 금융투자 기준
오는 14일 표결 통해 최종 확정

유럽연합(EU)이 지속가능한 금융의 기준이 될 녹색분류체계(Taxonomy)에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할 전망이다. 원전을 제외한 한국 정부와는 정반대의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31일 회원국에 보낸 초안을 통해 LNG 원자력 발전 두 종목 모두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날 초안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사업은 계획과 조달된 자금이 있고,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곳이 있으면 환경·기후 친화적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정부가 K택소노미에서 원전을 제외하고 LNG 발전은 포함하기로 한 결정과는 정반대의 방향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원자력 발전은 제외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조건부로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서를 발표한 바 있다.
원전이 녹색으로 분류되기 위해 제약받는 사항은 크게 없다. 2045년 전에 건축허가를 받으면 된다. 반면 천연가스 발전 투자의 경우 전력 1킬로와트시(kWh)를 생산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270g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 미만이고, 환경오염이 더 심한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하며, 2030년 12월 31일 전까지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 녹색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캠프 정책본부 원자력정책분과위원장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EU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렸다가 발표해도 되는 것을 환경부가 성급한 측면이 컸다"며 "당장이라도 규정을 고치치 않으면 수출 금융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EU 집행위의 초안은 27개 회원국과 전문가 패널의 면밀한 검토 후 오는 14일께 발표될 전망이다. 발표된 초안에 대해서는 EU 회원국들이나 EU 의회가 다수결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