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1일 ‘인천 아시아아트쇼’서 ‘공작새 추상 시리즈’ 전시
모성애·여성성 강조하는 작품세계…에덴박 “모성애, 조건없는 사랑”
국내 최초 이스라엘 유학파…세계적 팝 아티스트 데이비드 걸스타인 제자

Secret Prayer-7542 (2019년 작)/사진제공=에덴박
Secret Prayer-7542 (2019년 작)/사진제공=에덴박

설치미술 현대 작가인 에덴 박(EDEN VAAK)이 3년 만에 전시회를 연다. 18~21일까지 4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인천 아시아아트쇼(IAAS)’에서다.

에덴 박은 한국 최초 이스라엘 유학파 출신 미술가로,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의 제자로 유명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공작새 추상 시리즈’라고 명명했다. 공작새는 작가가 20대에 화가 데뷔를 할 때 그렸던 동물이자 부귀영화의 상징이다. 기독교 3대 성지인 이스라엘에서 작가는 영적인 부귀영화란 무엇인가 라는 고민 끝에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에덴 박 작가는 팩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영적인 부귀영화'에 대해 "다양한 사랑의 형태 중에서 조건 없는 사랑, 즉 모성애”라고 설명했다.

Infinitely circulardalet (2018년 작)/사진제공=에덴박
Infinitely circulardalet (2018년 작)/사진제공=에덴박

그래서인지 에덴 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모성애와 여성성을 주로 다뤘다. 2018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발표한 ‘무한 시리즈’에서 작가는 자식이 느끼는 모성애를 짙은 먹색 선으로 표현했다.

에덴 박 작가는 “어머니가 주시는 사랑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 사랑은 수를 세는 것과 같다”며 “그러나 그 선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공작새 추상 시리즈’에서 작가는 사랑을 색채가 풍부한 타원으로 표현했다. 스승인 데이비드 걸스타인으로부터 직접 사사 받은 컷아웃 기법을 활용했는데, 컷아웃 기법이란 그림이나 사진 등 평면적인 형태를 잘라 배경이 되는 그림 위에 겹겹이 배열하는 것을 뜻한다.

P. The banquet 2 /Paper Cutout , Guashu (2020년 작)/사진제공=에덴박
P. The banquet 2 /Paper Cutout , Guashu (2020년 작)/사진제공=에덴박

2018년에 발표한 첫 개인전(1995년) 이후 얻은 사랑에 대한 깨달음은 ‘무한 시리즈’와 ‘공작새 추상시리즈’ 사이에 상당한 차이점을 만들었다. 작가는 “수동적 사랑을 뜻하는 ‘선’을 그림에서 가지고 나와, 행위를 하며 능동적 사랑을 뜻하는 ‘매듭 페인팅’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작품 이름인 ‘Secret Prayer’는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에 하늘에 호소하며 기도하는 부모 입장을 뜻한다. 

철학적 진화과정에 따라 모성애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에덴 박은 현재 장흥 가나아뜰리에서 전속 입주작가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내년 9월에는 파리 갤러리에서 스승인 데이비드 걸스타인과 '협업 초대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설치 미술가 에덴박/JH ATELIER 캡쳐
          설치 미술가 에덴박/JH ATELIER 캡쳐

작가 미니인터뷰 

- 이스라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철학적 깨달음을 얻었나?

“이스라엘은 구약과 신약 성서의 문화적 배경이 되는 국가다. 성경에 아가페적 사랑이 적혀 있는데, 이는 로맨틱하고 성적인 사랑이 아니다. 헌신을 포함하는 사랑인데, 이것이 바로 어머니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또 카발라 미스티시즘을 통해 철학적 진화를 경험했다. 카발라 미스티시즘의 핵심 사상은 무한이다. 그리고 무한은 곧 사랑을 의미한다.”

- ‘공작새 추상 시리즈’에서 사랑을 타원으로 표현한 이유는?

“20대에 화가 데뷔할 때 그렸던 동물인 공작새는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에 가기 전까지 많이 그리기도 했고, 이스라엘에서 열린 첫 전시회 작품도 공작새 그림이었다. 공작새 그림은 인도 이적설화 속에서 영감을 받아서 탄생한 작품이다. 인도의 설화에 따르면 숲 속에서 명상을 하고 있는 성자 주변으로 수많은 공작새들이 날고 있었는데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모습은 공작새의 타원형 깃털이 다이나믹하게 춤을 추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고 한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