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종 가리지 않는 기도, 자아 발견의 기회

기도의 위력은 대단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해석 불가능한 요소가 많다. 기도의 맛은 무의식이 깊어질수록 농도도 진해진다. 깊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지극한 평온이 다가온다. 마치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느낌과 흡사하다. 결국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텅 빈 허공을 마주하게 된다. 상하좌우가 없고, 너와 내가 없고, 사랑과 미움도 없는 공(空)이다. 끝없는 고요함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천국이고 극락이다.
위 내용은 20년 전 내가 기도하며 직접 겪었던 과정의 일부다. 기도는 누구에게나 이롭다. 종교와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기도는 누구나 자아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는 수련의 길이며 운명을 바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바른 기도는 인간을 평화롭게 만든다. 그러나 방법이 잘못된 기도는 사람을 망치기도 하고 폐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기도의 위험성이다. 그렇기에 기도하는 방식과 터도 중요하다.
이런 기도나 명상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많은 상황을 겪는다. 이 때 자신이 앉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속칭 영발(靈發)이 센 사람은 자신의 전생 모습을 목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 경지 전에 기운이 흩어지고 만다. 오래 유지하는 게 그만큼 어렵다. 空의 경지에서 더욱 깊어지려면 내공(內功)이 있어야 하고 인연(因緣)도 필수다. 내공은 한 생(生)에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 이 중에 하나만 약해도 깊은 맛을 보기 어렵다.

내가 행한 방식은 개신교계의 '통성기도'와는 다르다. '묵상기도'와 비슷하다. 기도 과정과 나타난 현상 일부를 소개한다. 잠을 거의 자지 않고 기도한 지 10일 쯤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무아(無我)의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처음에는 합장한 손끝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온몸으로 번지면서 전신이 심하게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의지와 무관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자동차가 비포장도로를 시속 70킬로 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상하좌우로 출렁였다. 차츰 더 강렬한 기운이 머리끝, 백회(百會)를 통해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주체할 수 없이 흔들리는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여서 "으~" 하고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1시간 넘게 지속되다 차츰 잔잔한 기운으로 바뀌었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시간이 지났다. 고요하게 안정이 되자 어떤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눈을 감고 있는데 선명하게 보였다. 여러 장면들이 연속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마치 영화 필름을 빨리감기 하듯이 지나갔다. 수십 개의 장면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너무 빨라 다 보지는 못했고 일부는 선명했다.
보인 것은 내 미래의 모습이었다. 지금 현재 내 모습이 그 때 본 장면과 흡사하다. 미래뿐만 아니라, 전생의 내 삶의 일부도 보였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는지 그 화면에 나타났다. 참회의 마음이 들었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펑펑 울다가 대성통곡이 됐다. 나중에는 죄 값으로 내 두 손을 잘라 바쳤다. 실제로 자른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잘랐는데 그 감각은 실제와 비슷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육신공양(肉身供養)의 진정한 의미를 그때 알았다.
이때 내 과거와 미래를 본 것이다. 하염없이 몇 시간을 울었는지 새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새벽이 된 것이다. 눈물 진액이 말라붙어 눈이 떠지지 않았다. 두 손으로 눈꺼풀을 벌리니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다. 이 과정이 3일 정도 지속됐다. 기도를 통해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아~ 세상과 자연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하는 답이 보였다. 저절로 알아졌다는 표현이 맞다.
불교에서 말하는 참선, 천주교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기도, 도인들이 말하는 명상은 행하는 방식과 추구하는 바는 다르나 모두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기도의 힘이 작용하는 원리는 거의 동일하다는 의미다.
깊은 기도를 해 본 사람만이 기도의 참 맛을 공감할 수 있다. 때로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목격하기도 한다. 경험이 없는 자는 모르는 그 세상이 있다.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싶고, 안목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 기도를 통해 세상의 이치가 숨겨진 문(門)을 열 수 있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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