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 4호 소유주,1000억원 가량 벌어들여
07'년 고양시 풍동지구에서 시작된 그의 계획
현재 미국 센디에이고 거주중인 것으로 알려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그는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면서 1000억원대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후 강남 역삼동 건물을 사들이고, 반포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2억원에 달하는 포르쉐를 몰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월 600만원 가량 월세를 내며 호화로운 생황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게 된 첫 번째 디딤돌은 고양시 풍동지구다. 2007년, 벨리타하우스라는 부동산 관련 회사 설립한 그는 이듬해 2008년부터 고양시 풍동2지구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 일대 토지를 매입하는 등, 풍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설계용역을 과감히 추진했지만,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사업을 접었다.
저축은행 사태는 당시 부산2저축은행 등과 체결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액 중 일부를 우회 대출한 사실이 적발돼 법적 소송에 휘말렸던 사건이다. 또한 풍동지구 개발은 2007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땅 95만8000㎡를 택지개발 예정 지구로 지정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벨리타하우스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인정해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도시개발풍동과 벨리타하우스는 2015~2018년 폐업 처리됐다.
대장동 1차 시도부터 천화동인 4호까지
고양시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 예행 연습을 마친 남 변호사는 성남시 대장동으로 눈을 돌렸다. 2009년 그는 부동산 개발업체 씨쎄븐에서 일하며 대장동 일대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2009년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성남시에 수용방식의 도시개발구역 지정(공영개발) 제안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10월 성남시가 이를 수용하며 공영개발이 유력했다.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남 변호사는 ‘LH가 공영개발을 철회하도록 도와달라’는 당시 씨세븐의 대표인 이 모씨의 부탁을 받고 대장동 재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취임 이후 민간개발이 막히면서 개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일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확보한 토지 관련 권리가 저축은행의 파산 이후 예금보험공사 등으로 압류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업체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자금 흐름이 막히자 씨세븐 대표 이씨가 ‘씨세븐 법인’의 빚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끝내 원금 일부와 이에 대한 이자를 돌려주지 못했다.

이후 씨세븐 이 대표는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고, 남욱 변호사가 사업을 넘겨받게 된다. 특히 남 변호사는 직접 대장동 주민들을 설득하며 땅 작업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토지조서와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와 씨세븐, 나인하우스, 대장에이엠씨 등의 부동산 개발업체 명의로 계약된 토지가 전체 개발부지 91만㎡ 중 29만㎡로, 3분의 1에 육박했다. 특히 이때 토지·건물 등을 매입하는 방식이 논란이다.
남씨는 '지분 0.1% 쪼개기'방식으로 매입을 진행했는데, 부동산 지분의 99.9%를 사들인 뒤 나머지 0.1%에 대해서는 가등기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사실상 부동산 전체를 소유하면서도, 기존 소유주의 이름을 앞세워 성남시 제재를 피했다. 당시 성남시는 외지인의 쪼개기 투자를 막기 위해 일부 개발부지를 지정 취소하는 등의 강경책을 쓰기도 했지만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그대로 개발지구에 남았다.
결국 남 변호사는 이 대표가 빠진 씨세븐,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PFV)등 부동산 개발 회사의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록했다. 2011년 7월엔 씨세븐 회사 대표에 오르고 PFV 상호를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로 바꿨다.
이후 남씨는 회사명을 다한울로 한번 더 변경했다. 이때 정영학 회계사도 만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둘은 대장에이엠씨의 공동대표가 되면서 회사명을 판교에이엠씨로 또 바꿨다. 이후부터는 판교에이엠씨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의 시행사 역할을 맡았다.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PFV)-판교에이엠씨(시행사)’로 이어지는 체계다.
이처럼 남욱의 대장동 투자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남 변호사가 투자한 대장동 일대를 민간개발이 아닌 공영개발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성남시는 대장동 일대를 민관 합동개발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남 변호사의 사업은 물거품이 됐다.
2015년, 그는 결국 구속 기소됐는데, 대장동 사업이 공영에서 민간개발로 다시 바뀌도록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영개발에 올인하다 실패를 맛 본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직후, 민관합동 개발에 다시 발빠르게 참여해 결국 성공을 맛봤다. 2015년부터 진행된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에 그는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보통주 1.74%(출자금 8721만원)를 투자해 최종 1007억원을 배당 수익으로 받아냈다.

남 변호사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위례신도시에서도 막대한 금액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의 아내인 전직 기자 정모씨와 함께 위례 사업 민간 사업자 수익금 150억원 중 일부를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정모씨는 남 변호사가 대장동 1차 투자에 전념할 때인 2013년, 대장동과 흡사한 민관합동 개발로 진행된 위례신도시 아파트 사업에 참여했다.
정씨는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자산관리회사 위례자산관리와 자회사격인 위례투자 2호의 이사로 등재됐다.
이후 방송사 기자였던 정씨는 지난 2019년 9월 자비 연수 휴직을 신청해 2021년 3월까지 1년 반을 휴직한 다음 육아 휴직을 내고 휴직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휴직 기간이 끝나는 올 9월 16일 이전에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데, 정씨는 휴직 기간 만료 시점인 2021년 9월 16일 자로 '자진퇴사'했다.
정씨가 다니던 회사는 최근 수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정씨와 같은 차장급 기자가 명퇴를 신청하면 3억원 안팎의 명퇴금을 받을 수 있는 데, 그는 명예퇴직 대신 곧바로 자진 퇴사를 한 것이다. 현재 남 변호사와 정씨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해방을 찾을 수 없는 상태다.
한편 팩트경제신문이 확인한 등기부등본 내용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는 올해 4월 26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건물을 약 300억원에 매입했는데, 매입 하루 뒤 하나자산신탁에 수탁을 맡기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전문가들은 남욱이 미국으로 가기 위해 철저한 대비를 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당 빌딩 근처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팩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수탁을 맡기면 외국에 나가서 살아도 향후 건물 재건축이나 임대계약 등 주요 업무를 본인이 직접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로지 임대료만 받으면서 살 수 있다.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고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미국으로 간 남 변호사의 여권 무효화와 범죄인 인도청구 조치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의 귀국 시 곧바로 신병 확보를 하기 위해,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