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남성주의 보다 ‘인간 향한 보편적 사랑’···남녀 구분 어불성설”
“‘집사람’ 지적하니 바로 ‘고치겠다’ 답변···洪도 논란 발언 잘못됐다 생각”

스트롱맨.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상이다. 홍 후보는 강성 이미지와 지난 대선에서 ‘돼지흥분제’ 등 발언이 논란을 사 MZ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요즘 MZ세대로부터 각광받으며 당내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맹추격하고 있다. 여명(31) 희망캠프 대변인은 지난 15일 <팩트경제신문>과 만남에서 “젊은 층에게 후보의 확실한 메시지와 정책이 ‘코카콜라’처럼 시원하게 다가갔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여 대변인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으로, 캠프 내 유일한 대변인이다. 팩트경제신문이 이날 서울시청 서울시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스트롱맨’에 가려진 홍 후보의 진짜 모습을 들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 jp희망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은 여명(31) 서울시의원을 지난 15일 서울시청 서울시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여 대변인은 홍 후보를 처음 봤을 때 "유쾌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사진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여 대변인의 모습.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 jp희망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은 여명(31) 서울시의원을 지난 15일 서울시청 서울시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여 대변인은 홍 후보를 처음 봤을 때 "유쾌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사진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여 대변인의 모습. 

―자기소개를 부탁해!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명이야. 지금 홍준표 예비후보 캠프에 대변인을 맡고 있어. 큰 중책을 줘서 (내가) 누가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은 있지만 또 즐겁고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어.”

―요즘 MBTI가 대세인데. MBTI는 뭐야?
“ENTP-T(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

―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뭐야?
“홍 후보도 항상 ‘2017년 대선은 아무도 나가려고 하지 않았고, 나는 패전처리 투수였다’고 표현해. (홍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없지만 출마했지. 당시 홍 후보가 한 연설과 그가 살아온 행적을 보고 ‘이렇게 끝나기엔 너무 아까운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고 지지해 왔어. 그러다 한 달 전에 후보가 내게 전화해 캠프 대변인을 제안했어. 나한텐 감사한 기회지.”

―후보의 어떤 면에 끌렸어?
“사람에게 첫인상이 중요하잖아. 내가 직접 대면해서 받은 첫 인상은 아니지만, 내가 고3이던 2008년에 ‘나꼼수’(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한창 유행했어. 그때 홍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였거든. 그때 나꼼수 공연장을 홀로 찾아가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한나라당 정치인 중에서도 저렇게 소통하려 하고, 용기 있고, 반대 진영과도 이야기를 해 보려는 사람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걸 보고) 유쾌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받았지.”

―‘보수’라는 가치에 끌린 계기는 뭐야?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통일이나 기회의 평등 같은 부분에 관심이 많았어. 이런 걸 다루고, 해낼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 대학생 전체를 보면 이들이 진보정당이나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그런데 대학에 진학해서 보니 (대학생 중) 40%는 ‘샤이 보수’더라고. 그때 보수 대학생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건강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나 통일은 요원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보수 운동을 시작하게 됐고.”

―약간 경직돼 있는 것 같아. MZ세대 정치인의 직업병일까?
“지금 나이는 그렇게 어린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정치에) 입문해서 나이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는 것 같아. ‘너는 여자고 어려서 (시의원) 된 거 아냐?’라는 편견들이 있잖아. 이런 것 때문에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

―MZ세대 정치인으로서 갖는 목표가 있다면?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를 하고 싶어!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더라고, 나라를 위한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여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홍 후보의 실제 모습은 "늘 유쾌한 심성을 잃지 않고,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여명 대변인 제공
여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홍 후보의 실제 모습은 "늘 유쾌한 심성을 잃지 않고,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여명 대변인 제공

―실제로 접한 ‘홍준표’는 어떤 사람이야?
“엄청 소탈해. 국수를 엄청 좋아하고, 유쾌해. 회의하는 중에도 한 마디씩 유쾌한 말을 던지고. 화내는 척하면서 입꼬리가 씰룩거릴 때가 있어. 사실 화내는 게 아닌 거지. 그런 것처럼 늘 유쾌한 심성을 잃지 않는 것 같아.

그리고 겉과 속이 같은 사람. 실제로 보면 유쾌해. 정치인 가운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엄청 좋은 사람 같은데 자신의 보좌진은 하대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근데 후보는 보이는 그대로야. 화날 때는 화내고, 기분 좋을 때는 기분 좋아하고. 캠프 분위기도 수평적이야. 아마 직접 와서 보면 더 놀랄걸? 

(후보는) 사람을 ‘급’으로 나누지 않고 능력으로 채용하는 것 같아. 아무리 예비경선 캠프라도 보통 대선후보는 국회의원급에게 대변인을 맡겨. 그런데 우리 캠프는 서울시의원에게 대변인을 맡겼잖아. 이 점부터가 (다른 대선후보들과) 다르지.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 어르신 세대는 부인을 ‘집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잖아. 이에 대해 내가 ‘현재 203040 여성들은 진취적인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집사람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하니 후보가 바로 ‘그게 입에 익어서 그런다. 고치겠다’고 하더라고. ‘맞다’ 싶으면 바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많아.”

―홍 후보는 “설겆이는 여자가 해야 한다” 등 발언으로 젠더 감수성 논란이 있기도 했지.
“아마 확대재생산돼서 그런 거 같아. 홍 후보가 ‘썰’을 푸는 걸 좋아하고, 약간 개그욕심이 있거든. 개그맨 시험을 보려고 했다는 일화도 있잖아. 사실 그런 발언이 젊은 여성에게는 불쾌하지. 지금 국민정서와 맞지도 않고. 홍 후보도 그런 발언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반성하는 측면도 있어. 요즘엔 2030여성들이 (후보에게) 갖는 편견을 고려해서 발언도 최대한 자제하려는 것도 느껴져.

2030여성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야 할지는 아직도 (캠프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어. 그런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후보가 갑자기 여성과의 토크콘서트를 열거나, (실효성이 없는) 포퓰리즘 성격을 띤 여성 정책을 내놓는 것도 오히려 역효과일 것 같아 (조심스럽지). 후보도 이런 세간의 평가를 잘 알고 있고,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고 해. 후보 역시 ‘당시 발언은 잘못된 발언이었다. 고치려고 노력한다’고  인정도 하고.”

―그러면 이러한 선입견을 벗어나야 할 텐데. 캠프에서는 어떤 여성정책을 준비하고 있어?
“보육 정책을 비롯해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공약을 조금 더 다듬고 있는 중이야.”

―후보의 젠더 감수성은 몇 점인 것 같아?
“80점? 어른 세대로서 갖는 한계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젠더 감수성이라는 표현에 어울리지 않는,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은 있지. 그런데 캠프 안에서도 능력이 있다면 (남녀차별 없이) 여성에게 중책을 맡기기도 해. 후보는 여성주의, 남성주의보다 우리는 인간을 향한 보편적인 사랑으로 가자. 남성, 여성을 왜 구분하느냐. 이것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는 입장이야.

여명 대변인은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고의 청년 복지"라면서 정책적으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명 대변인 제공
여명 대변인은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고의 청년 복지"라면서 정책적으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명 대변인 제공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후보의 장점은?
“첫째, 중언부언하지 않는 것. 메시지가 확실해. 이제까지 정치인들은 ‘기다, 아니다’를 (확실히) 말 안 하잖아. 그런데 후보는 명확하게 (의견을) 말하니까 메시지 차원에서 젊은 세대가 속 시원해 하는 것 같아. 둘째, 확실한 정책. 예를 들어 교육 정책을 볼까? 후보는 ‘정시 부활, 수시 감소, 수학능력검정시험(수능) 2회 실시로 기회를 두 번 제공하겠다’고 정리한 강렬한 정책이잖아. 나는 젊은 층에게 후보의 이런 점이 ‘코카콜라’처럼 시원하게 다가갔다고 봐.”

―후보가 ‘라떼’(나 때는 말이야)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없었어?
“오히려 없어. (기성세대가 가진) 약간의 편견은 있지. 남자 비서관이 구두에 발목양말을 신으면 ‘넌 양말을 안 신었냐’며 젊은 세대의 모습을 약간 이해 못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긴 해. 후보는 ‘대통령 후보라면 어디에서든지 대통령답게 처신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통 재킷까지 갖춰 입는 편이거든. 이런 부분 빼고는 ‘나 때는 이랬는데 너희는 왜 못하느냐’ 이런 태도는 없어. 

아, 요즘 세대는 한자에 익숙하지 않잖아. 특히 사자성어. 그런데 후보는 사자성어를 정말 많이 쓰시는데, 처음 들어보는 사자성어가 엄청 많아. 요즘은 (사자성어) 검색해 보는 게 일이야.”

―젊은 세대는 어떤 모습의 정치 지도자를 원한다고 생각해?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시대가 트럼프를 불렀다’는 말이 있잖아. 왜냐면 지금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체제로 변화했어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책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어.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보이는 여러 가지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분노 임계치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해.

청년수당 등 청년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됐는데 근 10년 간 청년의 삶이 나아진 게 있어? 사실 없잖아. 이런 모습을 보면서 청년들이 슬슬 ‘청년정책’ 보다는 경제가 발전하고,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해 내가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내 집 마련을 하고, 결혼을 하고, 내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대통령이 진짜 대통령이라고 깨닫고 있는 것 같아. 이런 차원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혹은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고 말하는 정치인을 점점 더 불신하는 성향이 특히 2030 남성들에게 먼저 나타난 듯 해.”

―MZ세대가 후보를 뽑아야 하는 이유 세 가지만 알려줘.

“청년복지가 곧 일자리 창출인 것, 일관성 있고 뚝심있고 거짓말 안 하는 성격, 그리고 후보를 뽑으면 유쾌한 정치를 볼 수 있을 거야!”

―MZ세대에게 꼭 알리고 싶은 후보의 공약 단 한 가지만 말해줘.
“사실 우리 캠프는 청년정책이라고 말할 게 없어. 왜냐면 내가 요즘 홍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데, 그들이 ‘우리는 청년정책 원하지 않는다. 일자리 많이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고. 우리 캠프는 (이를 반영해) 탈규제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귀족 강성 노조의 고용 유연성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이 곧 청년정책이라고 생각해.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고의 청년 복지라고 생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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