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서울대 수시 진학 철저분석
일반고에서도 수시로 서울대 가는 핵심 포인트는?
올해 서울대 입시 결과를 분석한 여러 글들을 보면, 과학고와 영재학교 비율이 많이 증가했으므로 서울대 진학을 위해서는 과학고나 영재학교 입학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다. 특히 특목고나 과학고, 영재학교 입학을 대비하는 학원 등에서 이런 글들을 많이 기재하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반전형에서 해당 학교의 합격생 비율이 여전히 높고, 전년에 비해 합격생 수와 비율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앞으로 변화될 서울대 입시를 살펴보면 섣부른 판단에 불과하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1 수시 선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고 분석해 이런 오해를 풀고,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 서울대 공식 자료를 통한 팩트체크
1) 서울대학교는 2021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수시모집에서 총 2591명을 선발했다. 선발인원 중에서 정원 내(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전형로)로는 2427명을, 정원 외(정원 외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로는 164명을 선발했다. 자세한 내용은 표와 같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울대 모든 전형 중에서 유일하게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으로,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4개 영역 중 3개 영역에서 각 2등급에서 각 3등급으로 수능 최저가 완화됐으며, 이로 인해 약간의 변수가 있었다.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은 농어촌지역 학생 이외에도 저소득(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 한부모 가정 등), 농생명계열고등학교 졸업자가 지원 가능한 전형으로, 농어촌전형을 따로 선발하지 않고 같이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다른 두 전형에 비해 면접에서 서류확인 면접과 더불어 구술고사가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교과 과정상의 내용이나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많은 대학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화상면접 등의 방식을 활용했는데, 서울대는 대면 면접을 그대로 진행했다.
2) 출신 지역별 현황을 보면 예년과 큰 변화는 없으며, 군과 시 지역은 지역균형 전형 선발비율이 높고, 서울은 일반전형의 비율이 높고, 광역시는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전형의 선발비율이 비슷하다. 지역균형 전형의 취지를 알 수 있는 데이터다.

3) 수시모집에서 합격생을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총 875개 고교이며, 2020학년도보다 지원한 고교 수는 23개 줄었으나 합격생을 배출한 고교는 3개 고교가 늘었다. 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최근 3년 동안 합격생이 없었던 124개 일반고에서 합격생을 배출했다. 2020학년도엔 89개 고교, 2019학년도엔 95개 고교, 2018학년도엔 91개 고교였다.

4) 2020년과 2021년 고교 유형별 합격생 현황을 비교해보면 일반고는 지역균형전형에서 합격자 수와 비율이 늘어났으나, 일반전형에서의 합격자는 크게 감소했다. 이에 반해 일반전형에서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합격자 수와 비율이 크게 늘어났으며, 외국어와 국제고는 비율에서 소폭 늘어났다.
자사고는 지역균형전형과 일반전형 모두 합격자 수와 비율이 감소했다. 자공고는 지역균형전형에서는 합격자 수와 비율이 증가했으나, 일반전형에서는 소폭 감소했다. 표를 참고하면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고는 교육특구의 내신경쟁이 치열한 학교부터 농어촌 지역의 학교까지 다양한 학교가 존재하고, 교육과정 및 학교의 프로그램 운영도 제각각이라 일반화할 순 없지만, 수능 최저기준완화(3개 영역 각 2등급에서 3개 영역 각 3등급으로 완화)가 지역균형전형 합격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3년도부터는 지역균형전형의 최저가 3개 영역 합 7등급으로 완화되는데, 이로 인해 일반고의 지역균형전형 합격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들의 일반전형 합격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일반고 학생수가 대폭 감소한 것과 더불어 고교정보 블라인드 및 고교프로파일링 제출 금지의 영향으로 보인다. 일반고는 교육과정운영과 학교 프로그램 운영이 차이가 심하다. 또한 내신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학교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학에서는 이부분을 평가에 감안해 학생들이 얼마나 주어진 환경에서 노력했는지를 평가해야 하지만, 고교에 대한 정보가 적어질수록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학업에 대한 부분 위주로 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외고, 국제고, 자사고, 자공고는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전형 모두에서 합격자 수와 비중 모두 작년에 비해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고 학생 수 감소를 감안하면 감소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서울대 2021 수시 결과로 본 똑똑한 분석
우선,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해 합격했을 것이다. 올해 결과를 보면 일반전형에서 자사고, 자공고, 외고, 특목고 보다는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비약이 두드러진다. 자연계열은 학과 특성상 전공적합성 평가에서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고교 프로파일링 금지와 고교정보블라인드로 인해 이 부분이 더 부각되었을 것이다.
정시 인원 변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대 정시 모집인원은 2020년도 662명에서 2021년 694명으로 지난해에 비해서 모집 인원이 32명 증가했다. 이 중에서 컴퓨터공학부가 14명에서 24명, 전기정보공학부가 39명에서 44명, 화학부 8명에서 11명등 자연계 선발인원 증가의 비율이 높았다. 아마 교육특구의 내신 경쟁이 치열한 일반계고 학생들 중 수능 성적은 최상위권이지만 내신 성적이 낮은 일부 자연계 지원 학생들이 정시 준비를 위해 수시를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
인문계열은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와 자공고 모두 비율이 소폭 감소하거나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에서 입시 변화로 인한 영향이 자연계에 비해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합격자를 비교한 상세한 자료는 서울대학교에서 발표하지 않았지만, 발표된 자료로만 파악한다면 합리적 추측이라 생각된다.
고교 선택에 있어서 인문계열 지원 희망자라면 자사고나 특목고에서 내신 경쟁을 할 자신이 없다면(2등급 이내)서울대 지원을 위해서는 일반고 선택도 영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고교정보 블라인드와 프로파일링 금지의 영향으로 학업역량 관련 평가가 이전에 비해 중요해질 것이므로 본인의 학업역량을 냉정히 파악하고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자사고나 특목고는 지역균형 전형을 현실적으로 지원 불가능하다. 이에 비해 일반계고는 두 전형 모두에서 합격자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농어촌지역에서도 일반전형 합격자가 나오고 있는 추세로 꼭 일반계고 전교 1등만 합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본인의 공부 패턴이나 성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가장 좋은 선택이다. 이미 고등학교를 진학했다면 이 부분을 잘 알고 서울대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고 학생이라면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수능 최저가 완화될 것인지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고교정보 블라인드 및 프로파일링 제출 금지로 인한 부분을 생활기록부와 자소서에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균형전형 추천에 아깝게 탈락했다면 일반전형 지원도 고려해 볼만하다. 단, 구술면접의 난이도가 높으니 이 부분에 준비는 필수다. 교육 특구의 내신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학생이라면 수시보다 정시에 도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부터 약대를 선발하면서 자연계열 대부분 학과의 경쟁률이 완화될 것이다. 정시 선발인원도 소폭 증가하므로 2021보다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자사고 및 자공고, 특목고(외고와 국제고) 학생은 내신관리와 더불어 학교 특색이 잘 드러나도록 학교생활을 잘 관리해야 일반전형 합격이 가능하다. 구술면접 준비는 당연히 해야 한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학생은 학교 특성상 비교과 활동은 우수하지만 내신성적 관리가 어려우니 이 부분에 집중해 일정 수준의 내신(4이내)등급이라면 합격이 가능하다.
윤영준 (오픈스카이 대표) 대입 컨설팅, 학습 코칭 플랫폼 오픈스카이의 대표 컨설턴트. 공통사회, 일반사회, 역사 정교사 자격증 외 상담심리 교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임용고사 합격 후 2020년 2월까지 고등학교 사회교사, 역사교사로 근무했으며, 대입 면접/토론 수업 운영, 자기소개서 첨삭 지도 등 교내·외에서 다양한 대입 교육 활동을 진행한 입시전문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