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역 고가 '다락옥수' 복합문화공간으로 , 동대문 이문 고가 '루프 스퀘어'로
용산구 한남1고가 하부는 나팔꽃 모양 차양 구조물 등 자연 속 쉼터로 탈바꿈

지난 2018년 4월 문을 연 '다락옥수'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 고가 하부 공간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첫번째 예다. / 사진=조진만아키텍츠
지난 2018년 4월 문을 연 '다락옥수'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 고가 하부 공간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첫번째 예다. / 사진=조진만아키텍츠

도시 미관을 해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철거되기 일쑤였던 도심 속 고가 도로. 특히 쓸모없는 공간이라 여겨졌던 고가 하부 공간이 최근 지역 밀착형 공공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서울시 전역에는 여의도 면적의 55%에 해당되는 180여 개의 고가하부 공간이 있으나, 이중 10%만이 주차장, 창고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고가차도, 철도 상‧하부, 교통섬 등 도심 속 저이용 유휴공간을 공공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2017년 ‘고가하부공간 활용사업 종합계획’을 수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작은 2018년 4월 문을 연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 고가 하부 공간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면모시킨 ‘다락(樂)옥수’다. 1호 시범 사업으로 지정돼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 자문과 다양한 사례 검토 과정을 거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만들어졌다.

다락옥수 설계를 맡은 건축가 조진만 소장은 “옥수역 인근은 주거지가 밀집해있고 옛 상권과 신흥 상권이 어우러진 상업 시설도 탄탄한데 비해 문화적으로 낙후된 느낌이 강했다”며 “특히 고가를 사이에 두고 양쪽 지역 사회와 경관이 단절되어 있어 오랜 단절을 통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다락옥수’는 고가 밑에 지붕과 같은 슬로프를 설치하고 그 상부에 조경과 녹색공간으로 채웠다. 하부는 실내면적 196㎡ 규모의 다목적 문화공간을 만들어 어린이 북카페, 문화강좌 등으로 활용한다. 외부에는 공연·관람석도 만들어 기존에 방치돼온 광장과 연계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 고가 하부공간은 문화 이벤트와 휴식, 운동을 위한 공간인 '루프 스퀘어'로 변신했다. / 사진=HGA 건축디자인연구소
서울 동대문구 이문 고가 하부공간은 문화 이벤트와 휴식, 운동을 위한 공간인 '루프 스퀘어'로 변신했다. / 사진=HGA 건축디자인연구소

지난 4월 완료된 서울 동대문구 이문 고가 하부공간은 ‘루프 스퀘어(Roof Square)’로 탈바꿈됐다. 건축을 맡은 HGA 건축디자인연구소 측은 “지붕 상부에는 문화 이벤트와 휴식을 위한 공간, 간단한 운동을 위한 공간이 위치한다. 지붕의 하부는 낮에는 지역민들의 쉼터, 밤에는 주변 음식점 및 상인들의 야외 테라스로써,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지역민들의 일상이 묻어나는 마당이 된다”고 설명했다.

11월 17일 개방된 서울 용산구 한남1고가 하부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삭막하게 방치됐던 공간이 자연 속 쉼터로 바뀐 예다. 계단식 공터에 배치된 새하얀 나팔꽃 모양의 차양 구조물(지름 6m, 높이 4m) 아래 나팔꽃잎 6개를 형상화한 육각형 벤치를 설치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차양과 콘셉트를 맞춰 디자인한 육각형 모양의 카페(지상 1층, 연면적 80㎡ 규모)도 들어섰다. 인터파크 씨어터가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 운영하는 ‘카페 드 블루’는 뮤지컬 갤러리 느낌으로 내부 인테리어 소품을 장식했으며, 4m 높이 철골 구조에 모든 면을 통유리로 마감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삭막하게 방치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1고가 하부 역시 자연 속 쉼터로 바뀌었다. / 사진=이건엽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삭막하게 방치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1고가 하부 역시 자연 속 쉼터로 바뀌었다. / 사진=이건엽

천장환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 버려졌던 고가 하부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을 통해 의미 있는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사업 계획에 따라 성동구 옥수, 동대문구 이문, 용산구 한남1고가에 이어 성북구 종암사거리 고가, 금천구 금천고가, 노원구 노원역 고가를 차례로 2021년까지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개관 후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운영계획을 검토하고 6개 시범사업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자치구에서 고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도시공간개선단에게 적극 지원해 서울시 전역에 시민들을 위한 더 많은 공공공간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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