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3000㎡ 규모의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무료 시범 운영
서울 역사 압축적으로 보여줘···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정비

11월 12일부터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는 서울 남산 '한양도성 유적 전시관' 전경. / 서울시
11월 12일부터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는 서울 남산 '한양도성 유적 전시관' 전경. / 서울시

지난 100여 년 동안 땅 속에 묻혀 있던 서울 남산 회현자락의 한양도성(사적 제10호) 유적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유적을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정비해 연면적 4만 3000여㎡ 규모의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조성 완료하고, 12일부터 무료로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시관을 통해 공개하는 공간과 유적은 남산 중앙광장 일대 성곽이다. 조선시대 한양도성 축성의 역사부터 일제강점기 훼손의 수난, 해방 이후 도시화, 최근의 발굴 및 정비 과정까지 수백 년에 걸친 역사의 층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관에 설치된 관람 데크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전시관 중앙엔 약 189m에 이르는 조선시대 한양도성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성벽 중간 멸실된 구간 왼편에는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배전 터가 자리 잡고 있다. 터 옆에는 해방 후 1969년 생긴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남산 분수대가 있다.

전시관 중앙에 자리잡은 약 189m의 조선시대 한양도성 성벽(위),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배전 터(아래) / 서울시
전시관 중앙에 자리잡은 약 189m의 조선시대 한양도성 성벽(위),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배전 터(아래) / 서울시

멸실 구간 오른쪽으로는 일제강점기에 설치된 방공호도 볼 수 있다. 성벽 끝 쪽엔 조선시대 축성과 관련된 글을 새긴 돌 ‘각자성석’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양도성 유적 등을 발굴 상태 그대로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유적 보호시설(보호각)과 관람 데크 등 최소한의 시설만 조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적 보호시설(보호각)은 외벽 없이 기둥과 반투명 경량 재질의 지붕 재료를 사용해 유적을 온전히 보호하면서도 남산 경관 훼손을 최소화했다.

전시관은 동절기인 11~2월에는 9시~18시, 하절기인 3~10월에는 9시~19시동안 문을 연다.  시범운영과 함께 해설 프로그램(한국어‧영어)도 상시 운영한다.

한편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개장을 기념해 ‘서울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를 2021년 1월경 전시관 현장에서 발급할 예정이다. 한양도성 전 구간 18.6km를 완주했다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한양도성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2021년 11월 실내시설(전시안내센터)을 준공해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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