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계, 앞다퉈 ‘밀키트’ 출시
MZ세대 ‘스스로 만든 요리’로 인식해 인기

1인 가구 수 증가와 사회적 트렌드로 대두된 혼술∙혼밥 문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인해 밀키트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급증하고 있다.
4세대 가정간편식(HMR)이라 불리는 밀키트는 누구나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손질된 정량의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를 제공하는 요리용 패키지 제품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식품시장은 13조 원 규모로 이중 신선식품(농축수산) 거래액은 3조 원에 달한다. 신선식품은 반드시 직접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 업계는 올해 밀키트 시장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한 400억 원대 규모로 예상되고 향후 5년 내 7000억 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은 CJ제일제당(쿡킷), GS리테일(심플리쿡), 동원홈푸드(맘스키트), 롯데마트(요리하다), 만개의레시피(믿고 먹는 만개의레시피 밀키트), 이마트(피코크 밀키트), 한국야쿠르트(잇츠온), 현대백화점(셰프박스) 외에 닥터키친, 매드포갈릭, 프레시지, 프렙, 쿡1015등 대형 유통사와 스타트업, 외식업체 등 다양하다.

업체마다 내놓는 밀키트의 메뉴도 수십가지다. 스테이크, 파스타, 감바스 알 아히요 등과 같은 양식을 비롯해 밀푀유나베로 대표되는 퓨전 음식, 그리고 찜닭, 칼국수, 찌개 등의 한식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마트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1~6월까지 피코크 밀키트 전체 매출 신장률은 24%로 50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33.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25.1%, 15.7%) 젊은 층이 밀키트의 주 고객으로 알려졌으나, 50대 고객들도 밀키트의 간편한 조리법과 이색 레시피에 매료되어 밀키트 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식사하는 ‘집밥족’이 증가하면서 간편한 요리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더욱 커졌다”며 “피코크 이마트 밀키트 매출은 2019년 165억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고, 올해는 연 매출 25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2017년 2월 선보인 밀키트 심플리쿡을 1인분 형태로 재구성해 GS25 편의점용으로 출시했다. 조리 과정도 기존 4~5단계의 밀키트보다 더 간편한 렌지업 조리 방법이 채택되면서, 2020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2%로 대폭 증가했다.
식재료를 일일이 챙겨가는 대신 조리하기 간편한 밀키트를 찾는 캠핑족을 위한 전용 밀키트도 론칭했다. 현대그린푸드의 ‘캠밀’, 컬쳐히어로의 ‘이지잇’ 등이 대표적이다. 4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2023년 밀키트 기업 최초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마이셰프’와 같은 업체도 주목을 받고 있다.
내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4월 발간한 ‘MZ세대의 집밥과 집콕챌린지’를 보면 밀키트와 관련한 재미있는 결과를 볼 수 있다. MZ세대라 불리는 만 15~39세 소비자들은 단순 가열만 하면 되는 반조리·완조리 식품과 달리 밀키트를 스스로 만든 요리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신지연 연구원은 “밀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요리의 성취감, 친구와 함께 만들면서 느끼는 재미와 친밀감 등 정서적인 경험을 밀키트의 특징으로 인식한다”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증샷이나 이야깃거리가 부족했던 MZ세대에게 심리적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놀거리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F&B 관계자는 “최근 간편함을 중시하는 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맛있는 집밥을 직접 만들어 먹고자 하는 니즈가 존재한다”며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되어, 조리가 간편하면서도 직접 고른 재료로 건강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