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역사 관련 콘텐츠가 많이 부족
최근 TV 인기 프로그램 벤치마킹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1번이며 가장 저변 인구도 많은 부문이 여행이다. 실제로 작년 한국인 해외 출국자 수는 2872명이었다고 한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 나갔던 것이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 비해 100% 늘어난 숫자다.
여행 자유화 조치 이전까지 못 나갔던 것에 대한 반발 분출, 실제로 나가 보니 보이는 세계사, 문화가 한국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나라에 살다 보니 못 봤던 다채롭고 거대한 대자연의 신비도 우리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자각을 갖게 한다.

tvN에서 2020년 방영을 시작한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반인이 학교에서 국·영·수에 밀려 겉핥기로 배운 세계사를 해당 지역 세계사 전공 대학교수가 나와 심도 있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연예인 출신 패널과 해당 국가 출신 패널들을 출연시켜 퀴즈도 맞히게 하고 재미있게 이끌어간다.
한주에 한편씩 방영해서 벌써 200회 가까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10분에야 방영되어 초저녁에 잠들거나 잠이 많은 시청자들은 보기 어려운 프로그램이었다.
이 방송 프로그램을 요즘은 ‘KFN 국군방송’, ‘드라맥스’, ‘채널차이나’ 등 다른 채널에서도 낮부터 그리 늦지 않은 저녁 시간까지 편한 시간에 자주 재방송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채널이 다른 방송국 프로그램을 재방송한다는 것은 그만큼 프로그램 주제도 좋고 자사 시청률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원래 ‘KFN 국군방송’은 채널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르고 일부 밀덕이나 보던 공영방송 채널이었다. 군복을 입은 출연자들이 나와 노래자랑 프로그램이나 군대 뉴스 등을 주로 하고 있어서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이 채널이 최근 영화 채널 근처로 채널 이동도 있었고, 프로그램 성격을 바꿔 교양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TV를 켜면 우선으로 보게 되는 채널이 되었다.
그 외 ‘지구 영웅전’, ‘역전다방’ 등에서 다루는 세계 전쟁에서 각지의 전쟁과 전략, 한국전, 임진왜란 등의 전술·전략에 대해서도 패널과 전문가가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므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방산 수출이 주목받고 있는 시기에 최신 무기 체계에 대해 방송하는 ‘본 방송’도 재미있다.
전쟁영화는 다른 영화 채널에서도 단골 메뉴이지만, 국군 방송에서는 덜 알려진 전쟁영화를 선별해서 방영해 준다.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국군 병사들이 제대 후 다녀올 만하다며 말문을 열지만, 군인 출연자는 안 나오고 내용은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이 좋아할 만한 여행지에 직접 사람을 출연시켜 현지 감각을 살린다.
이렇게 다른 채널에서 이미 방영한 프로그램도 절차를 거쳐 가져와서 편한 시간에 내보내는 재방송이 오히려 성공적인 자사 채널 접근을 만든 것이다.
여성경제신문도 여행이나 세계사를 재미있게 쓸 자체 필진을 보강하든지, 미흡하다면 나름대로 쟁쟁한 자매지에서 여행이나 세계사 관련 기사를 적절한 방식으로 가져다 쓰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벌거벗은 세계사'를 다른 방송에서도 재방송하는 방식과 비슷한 것이다.
요즘 신물 나는 정치 관련 기사보다는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여행이나, 마음을 살찌게 하는 세계사 같은 기사가 더 관심을 끈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며 우리도 그 흐름에 속해 있다.
뉴스를 아예 안 본다는 사람도 많다. 여행과 역사야말로 독자층을 학생부터 시작하여 여성과 남성, 젊은 층과 노년층 등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주제다. 여행지에서 먹는 독특한 현지 음식도 요즘 인기 있는 먹방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