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 설립 예정
삼성·LG·HS효성 등 韓 기업과 협력 확대
LG디스플레이 LCD 디스플레이 공급 계약
"2027년까지 40종 이상의 신차 선보일 것"

14일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락 컨퍼런스’에서 신제품 4종을 공개하며 소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14일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락 컨퍼런스’에서 신제품 4종을 공개하며 소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가 내년 1월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탄소섬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LG·HS효성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벤츠는 2027년까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등 40종 이상의 신차를 선보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벤츠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과 LG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라며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사와 함께 '월드클래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한은 2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오디오·전자장치 자회사 하만은 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키 등을 벤츠에 납품한다. LG 역시 인포테인먼트(LG전자), 차량용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자율주행 센서(LG이노텍) 등 전반에서 벤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026년형 메르세데스 벤츠 GLC 전기차에 40인치 초대형 차량용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공급하는 제품은 옥사이드 박막 트랜지스터(TFT) 기반의 40인치 LCD 디스플레이 패널로 옥사이드 TFT는 고해상도, 대형화, 저전력 소비 등을 충족하는 차세대 기술 중 하나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벤츠 차량은 보기 힘들다"라며 "한국의 혁신 생태계가 벤츠에 매우 중요하며 이를 고려해 서울에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 협력 내용에 대해선 "3~4년 뒤에 공개할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은 비밀"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마이바흐 시장"임을 강조하며 지난 7월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상징적 사례로 언급했다. 전시장을 운영하는 HS효성의 조현상 부회장은 전날 칼레니우스 회장과 만나 배터리 소재, 탄소섬유, 자동차 내장재, 에어백, 타이어코드 등 핵심 소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벤츠는 2027년까지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40종의 신차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모두가 동경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전기차, PHEV, 전동화 기반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한국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큰 기술·제품 출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내년부터 한국에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 판매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벤츠가 재고를 직접 관리해 전국 모든 판매점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미 스웨덴·영국·인도 등 12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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