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키오스크 첫 도입
외국인 많은 매장 중심
소통 원칙과 충돌 논란도

스타벅스 키오스크 /연합뉴스
스타벅스 키오스크 /연합뉴스

스타벅스가 ‘직접 고객 응대’를 중시해온 기존 운영 원칙을 일부 수정하며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도입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서울 명동길점에 설치된 두 대의 키오스크가 가동을 시작했으며, 기존 주문처럼 카운터 직원에게 말로 주문하거나 키오스크를 활용해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과 유동 인구가 특히 많은 지역으로, 스타벅스 코리아가 가장 먼저 시범 매장으로 선정한 배경이. 이번에 배치된 단말기는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언어를 지원해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스타벅스는 명동·종로·강남·제주 등 외국인 방문 비중이 높은 약 20개 매장을 중심으로 다음 주부터 시범 운영을 확대한다.

그동안 스타벅스 본사는 ‘파트너와 고객 간의 인간적 교감’을 핵심 철학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무인 주문기 도입이 계속 미뤄져 왔다. 다른 커피·디저트 브랜드들이 이미 키오스크 운영을 일반화한 것과 달리 스타벅스만 유독 이를 적용하지 않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키오스크는 사이렌 오더처럼 주문 채널을 하나 더 확장하는 보조 수단”이라며 “직원과 고객 간의 정서적 연결을 최우선 원칙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키오스크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도입은 지난 6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회사는 디지털 접근성 강화 테스트를 위해 설치 시점을 미뤄왔다고 밝혔다. 명동길점 키오스크는 다른 브랜드보다 단말기 높이가 낮고 테이블 위에 올려진 형태여서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이 더 쉽도록 설계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통을 중시한다던 스타벅스가 결국 효율성을 이유로 무인화 흐름에 합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키오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브랜드 철학과 운영 현실 사이에 간극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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