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의 콜마홀딩스 이사 복귀 시도가 결국 무산됐다.

콜마홀딩스는 세종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윤 회장과 김치봉·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됐다고 29일 밝혔다.

윤 회장은 당초 자신을 포함해 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유정철 부사장 등 10명을 신규 이사로 올리는 안건을 제안했으나, 표결 전 윤여원 대표 등 7명이 스스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콜마홀딩스 최대주주(지분율 31.75%)이자 윤 회장의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은 가족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임을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회사 측은 “가족 관련 사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시장과 주주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상법상 주주총회 안건은 출석 주주의 과반수이자 전체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그러나 이번 안건은 약 17%의 찬성률에 그쳐 법정 기준(25%)을 넘지 못했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일반 소액주주 중 찬성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경영 쇄신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추진해온 회사의 방향성이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 결과로 콜마그룹 내 경영권 분쟁은 윤상현 부회장 측의 우세가 더욱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부회장은 앞서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며 부친 윤 회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열린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에서는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윤 부회장이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달 초에는 윤여원 대표 단독 체제였던 콜마비앤에이치가 윤상현·이승화·윤여원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윤 회장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제안한 이번 이사 선임안은 사실상 ‘맞불 카드’였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되며 윤 부회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