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삼프로TV '더 헬스' 2부 방송
"주기적 검진, 오히려 건강 해친다"
소식다동·운동·그럭저럭의 행복 강조

주기적 검진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 이시형 세로토닌 문화 원장, 윤방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더 헬스] /삼프로TV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하기”, “완벽하기보다 그럭저럭의 행복”

중년에 접어들면 누구나 건강에 예민해지고 몸의 변화를 걱정하게 된다. 92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이시형 박사는 건강염려증 해소법으로 ‘소식다동’을 말했다. 옆자리의 83세 가정의학과 의사 윤방부 박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되 대충 맞춰 살아라.” 두 사람의 철학은 같았다. “건강은 남이 챙겨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지키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몸으로 증명해온 ‘꾸준함과 절제의 의학’을 전했다.

최근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의 건강 프로그램 ‘더 헬스’ 2부에서 두 박사는 주기적 검진과 운동 강박을 경계하며 “검사는 선택적으로, 생활은 꾸준하게”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시형 박사는 “기억이 깜빡거릴 때 그 사실 때문에 화가 나거나 짜증이 치밀면 병원에 가야 한다”며 “단순 건망이 아니라 감정이 결합된 경우가 경계신호”라고 설명했다. 윤방부 박사는 “50세 이후엔 대부분 주관적 인지기능장애를 경험한다”며 “검사상 정상이지만 본인은 자주 잊는다고 느끼는 단계로 그걸 조금 넘어가면 경도 인지장애다. 이 경우 1년에 15%씩 치매가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검진의 범위에 대해서는 ‘선택적 접근’을 권했다. 윤 박사는 “국가건강검진은 도움이 제한적이다. 미국처럼 주치의가 필요한 항목을 골라 검진하는 구조가 효율적”이라며 “위·대장내시경은 증상이 없으면 5년마다 한 번, 80세 이상은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 박사 역시 “75세 이전까진 성인 기준으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지만 이후는 철저히 개별화해야 한다”며 “무증상 상태에서 CT나 MRI를 찍을 필요는 없다. 나도 지금껏 증상 없이 검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치매 위험요인으로 윤 박사는 낮은 학력, 사회적 고립, APOE4 유전자 보유, 악력 저하, 청력 감소, 비타민D 부족, 당뇨, 기립성 저혈압, 뇌졸중 등을 꼽았다. 이 박사는 “한국인의 30%가 APOE4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유전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조기에 확인해 즐겁게 교류하며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춤추고 영화보는 클럽을 만든다. 그것이 진짜 예방”이라고 했다.

두 의사는 건강염려증과 강박을 ‘또 다른 질병’으로 지적했다. 이 박사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소식다동’이 원칙이지만 너무 완벽하게 지키려 하면 오히려 병이 된다”며 “큰 틀의 원칙만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건강에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이고 음식은 골고루 먹되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술에 대해서도 절제된 긍정론을 폈다. 윤 박사는 “술은 즐거워서 마시는 거다. 다만 실수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며 “건강은 남이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 역시 “하루 와인 한두 잔은 좋다. 즐겁게 마시면 그게 보약”이라고 덧붙였다.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 표지 /깸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 표지 /깸

방송 말미에서 “두 분의 인생 철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이 박사는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하기”, 윤 박사는 “완벽보다 그럭저럭의 행복”이라고 답했다. 꾸준함과 감사, 그리고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는 삶이 결국 장수의 핵심이라는 메시지였다.

이들의 철학과 실천법은 최근 출간된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에 담겼다. 12시간에 걸친 대담을 통해 두 의사는 약에 의존하지 않는 생활습관, 주기적 검진의 적정선, 그리고 일상의 리듬을 지키는 법을 구체적으로 나눴다. 책은 ‘어떻게 늙을 것인가’, ‘어떻게 끝까지 현역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해답을 제시한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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