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기간 만료일 6개월 이상 남은 외국인 대상
글로벌 銀, 핀테크·블록체인과 손잡고 선점 나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외국인 근로자 전용 신용대출을 동시에 내놓으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연합뉴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외국인 근로자 전용 신용대출을 동시에 내놓으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연합뉴스

금융권이 국내 체류 외국인 265만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외국인 근로자 전용 신용대출을 동시에 내놓으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30일 신한은행은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 ‘SOL 글로벌론’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에서 3개월 연속 급여를 수령하고 체류자격(E9·E7·F2·F5)을 충족하며 체류기간 만료일이 6개월 이상 남은 외국인 근로자가 대상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원, 기간은 6~36개월이다. 신청은 영업점과 ‘신한 SOL뱅크’ 앱에서 가능하며 외국인 전용 앱 ‘SOL Global’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출시를 기념해 11월 말까지 한도 조회 고객 전원에게 CU 편의점 모바일 쿠폰이 지급된다.

NH농협은행도 같은 날 ‘NH K-외국인신용대출’을 내놨다. 체류자격(F-2·F-5·F-6·E-7·E-9)을 보유하고 국민건강보험 자격 기준 6개월 이상 재직 중인 외국인 근로자가 대상이다. 한도는 100만~3000만원, 만기는 6~60개월이며 우대조건 충족 시 최대 연 1.0%포인트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내춘 농협은행 개인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지속 발굴해 글로벌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외국인 고객의 최대 금융 수요는 해외송금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의 연평균 송금 횟수는 9.8회, 연간 송금 규모는 2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글로벌 은행은 이미 외국인 송금 및 신용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핀테크·블록체인과 손잡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영국 핀테크 와이즈(Wise)와 협력해 송금을 수 초 내 처리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산탄데르는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과 협력해 투명성을 높였다. HSBC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노바크레디트(Nova Credit)와 제휴해 외국인의 본국 신용기록을 활용하는 ‘크레디트 패스포트’를 도입했다.

국내 금융권 외국인 금융 시장의 출발 단계에 있다. 김남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해외 신용평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송금 속도와 비용을 낮추고 외국인의 신용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며 “입국 초기부터 장기 거주 단계까지 송금·대출·투자·보험을 결합한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은행권의 외국인 금융시장 공략은 해외송금, 대출 심사, 맞춤형 상품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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