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일부 D램 생산 라인 전환
YMTC 올 낸드 점유율 8.1%→5% 하락
HBM3 샘플 개발 완료·내년 양산 목표
"기술 격차에도 시장 확대 속도는 위협"

중국 우한에 위치한 YMTC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전경. /YMTC
중국 우한에 위치한 YMTC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전경. /YMTC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기술 우위를 앞세워 사실상 과점해 온 HBM 시장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YMTC가 낸드플래시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D램과 HBM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MTC는 우한에 건설 중인 신규 반도체 공장 일부를 D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YMTC는 이달 초 자본금 207억 위안(약 4조669억원)을 투입해 우한에 세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YMTC는 HBM 구현의 핵심으로 꼽히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YMTC의 HBM 진출 배경에 미국 제재와 낸드 시장 부진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YMTC는 올해 1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이 8.1%였지만 2분기에는 5%대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 도입이 막힌 상황에서 낸드 수익성이 악화하자 D램과 HBM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YMTC는 중국 1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협력해 HBM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XMT는 HBM3 샘플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YMTC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제공할 전망이다. 

화웨이 역시 독자 개발한 HBM을 AI 반도체 '어센드 950PR'에 탑재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출시될 해당 제품에는 자체 HBM ‘HiBL 1.0'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3사가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좁혀올 경우 한국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저사양 HBM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고사양 제품 개발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미"라며 "기술 격차는 2~3년 정도지만 시장 확대 속도는 한국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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