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루 나트륨 섭취량, WHO 권고치 1.6배
위암·대장암 위험 인과관계, 경고음 커져

1인 가구·배달 문화 확산으로 20·30대 암과 비만 위험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 나트륨 섭취는 WHO 권고의 1.6배, 가공육은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배달 음식 주 3회 이상 섭취 시 비만 위험은 2.4배 높았다. /연합뉴스
1인 가구·배달 문화 확산으로 20·30대 암과 비만 위험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 나트륨 섭취는 WHO 권고의 1.6배, 가공육은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배달 음식 주 3회 이상 섭취 시 비만 위험은 2.4배 높았다. /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일주일에 서너 번 배달 음식을 시킨다. 혼자 사는 데다 퇴근 후 요리할 여력이 없어서다. 김씨는 “칼칼하고 매운 국물 요리가 제일 당긴다”고 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흔히 목격되는 풍경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2024년 기준 36.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4월 9일 발간한 2025년 3월 배달앱 동향 리포트를 보면 주요 배달 플랫폼 앱(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결제추정금액은 2조2800억원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3월(2조3151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배달음식 이용률 증가는 국민 개인의 건강 문제로 직결된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265mg.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치(2000mg)의 1.6배에 달한다. 염장식품과 소금 과잉 섭취는 위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소화기내과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짠 음식과 가공육 섭취가 누적되면 위점막 손상과 변이를 촉진해 위암 발생 위험이 올라간다”며 “특히 배달 음식의 국물, 양념류에는 상당한 나트륨과 첨가물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는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위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30대 암 발생률은 일부 종양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장암과 갑상샘암은 최근 10년 새 꾸준히 늘었다. 2016년~2021년 사이 20대 남성 대장암 발병률은 107%, 20대 여성은 142% 급증했다. 

'영양과 건강 저널(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게재된 논문을 보면 주 3회 이상 배달 음식을 섭취하는 그룹은 주 1회 미만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비만 교차비가 2.4배 높았다.

전문가들은 “매운맛 자체가 암을 일으킨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면서도 “염분·첨가물 과다 섭취와 비만 위험은 명확히 확인된 만큼, ‘짠맛·자극적 음식이 곧 건강 리스크’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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